The Met으로 불리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New York Metropolitan Museum of Art)은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술관이다. 아마 뉴욕을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이상은 꼭 가는 필수 관광코스가 아닐까 한다.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The Met은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고 한다. 다른 점은, 파리의 루브르박물관과 영국의 대영박물관이 왕실수집품이나 제국주의 시대의 전리품으로 시작한 것에 비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수많은 기업가들의 기증품으로 이루어졌다.
오늘도 파란하늘이다!
나는 The Met을 여행의 후반부, 뉴욕을 떠나기 전 날에 방문했다. 스타벅스에서 내 사랑 차이티라테를 손에 들고 아직 아침이라 한산한 센트럴파크를 지나 The Met로 향한다. 웅장한 외관을 지나 내부로 들어가니 ‘와우!’ 거대한 규모가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 규모도 규모이거니와 높은 천고에, 천장과 한쪽 벽이 유리창문으로 되어있어서 이렇게 날이 좋은 날에는 채광이 엄청났다. 거대하면서도 우아한 기품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미술작품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 나이기에 미술관에 대한 첫인상은 작품보다도 그 건물이 주는 느낌이다. 특히나 자취를 시작한 이후로 건물에 채광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나는 유리창문으로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이곳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미술관 이야기에 채광을 이야기하는 나라니….)
어쨌든, 미술과 예술에 무지함에도 불구하고 미술관 이곳저곳을 다니며 열심히 작품을 감상하려 노력해 보았다. 그러다 보니 한국실도 발견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이 연구기금을 지원하면서 만들어진 곳이라고 한다. 그것도 모르고 이 날 한국실에서 작품들을 보면서 이놈들이 우리 작품들도 훔쳐온 거냐며 궁시렁거렸던 기억이 난다. 하하. 다시 한번 느끼지만 다음번에는 여행을 오기 전에 공부 좀 하고 와야겠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좋았던 또 다른 한 가지는 부대시설이 매우 잘 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기념품점…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한다고, 기념품점을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최대한 절제하려고 노력하였으나 어느덧 내 손에는 여러 가지 기념품들을 담은 메트로폴리탄의 붉은색 쇼핑백이 쥐어져 있었다. 2019년에 방문했던 나이기에 멋진 그림들로 만들어진 2020년 벽걸이 캘린더를 하나 샀고, 고민하다 가방에 쏙 들어갈 것 같은 사이즈의 붉은색 우산도 하나 구매했다. 우산의 경우 에피소드가 있는데 바로 우산 사이즈 때문이었다.
우산을 한국에 가지고 와서 펴보니 생각보다 사이즈가 훨씬 더 작았다. 내 머리 하나만 가려지는 정도의 크기랄까… 누구와도 같이 쓸 수 없는 완전한 1인용 우산임이 틀림없…기는 무슨, 어린이용을 사 온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하루는 친구와 만났다가 중간에 비가 와서 당당히 ‘나 우산 있어!’를 외치며 가지고 있던 이 ‘The Met산’ 우산을 펼쳐들었더랬다. 그리고 흐르는 아주 짧은 정적… '내 거친 우산과 불안한 친구의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나…' 그렇게 혼자 써도 좁은 우산을 잠시나마 둘이 쓰며 도대체 뭘 사온 거냐고 깔깔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비 오지 않는 날씨에 혹시라도 비가 올 것을 대비하는 용’으로 가방에 가지고 다니거나 회사에 두고 다니기에 적당한 사이즈라 아직까지도 솔찬히 사용하고 있다.
사실 나와 친구가 The Met에서 꼭 가고자 했던 곳 중 하나는 바로 루프탑가든이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5월-10월 사이에 루프팝가든을 개장하는데, 내 경우 9월 말~10월 초에 여행을 했기 때문에 이 루프탑가든을 방문할 수 있었다. 이 루프탑가든 때문에 나와 친구는 꼭 The Met을 날씨 좋을 때에 갔어야 했고, 우리가 방문한 날은 너무나도 완벽한 날씨를 선사해 주었다. 나와 친구는 기념품점에서 미니쇼핑을 마치고 5층에 있는 루프탑가든으로 향했다. 루프탑가든의 첫인상은?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마치 이런 달달한 음악이 BGM으로 깔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탁 트인 뷰. 센트럴파크와 뉴욕의 빌딩들이 만들어내는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날씨까지 좋으니 이건 뭐 금상첨화. 단언컨대 내가 뉴욕에서 갔던 곳들 중 베스트 3 안에 드는 곳이었다.
좋은 날씨를 맞아 루프탑가든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래도 탑오브더락에서 겪었던 발 디딜 틈 없는 정도의 인파는 아니었다. 적당한 북적거림이랄까? 함께 여행온 듯한 노부부와 파란 티셔츠를 맞춰 입고 온 학생들 무리 등등.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아름다운 풍경과 좋은 날씨를 즐기며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아마 누군가가 이때의 내 얼굴을 봤다면 나도 마찬가지였겠지?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면 정말 평화롭고 행복한 얼굴이다. 루프트가든을 둘러보면서 심지어 가드 분과도 몇 마디 수다를 주고받았는데, 어디서 왔니? 얼마나 여행하니? 등등의 이야기를 하다가, 이 당시 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에 다니고 있던 내가 마치 ‘두유 노 손흥민, 두유 노 BTS’처럼 뜬금없이 ‘우리 회사 들어본 적 있니’를 시전 했더랬다. 당연히 결과는 ‘모르겠다’는 반응. 나도 나 참 나다. 그런 걸 왜 물어봤다니. 그건 그렇고 내 전 직장은 좀 더 분발하는 걸로!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