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러.
세상에 기적이라는 게 일어나는 걸까?
세상에 신이라는 게 있을까?
우리 초롱이에게 희망이 없는 것만 같았다.
인터넷이나 자주 가는 네이버카페에서 심낭수를 검색해 보면 무서운 얘기밖에 없었다.
심낭수가 차서 천자를 해도 계속해서 다시 차올라 작은 몸을 여러 번 찔러야 한다는.... 심지어 주기도 짧아져 강아지가 힘들어한다는 얘기뿐, 희망적인 이야기를 찾을 수 없었다.
간쵸와 나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알아봤다.
그리고 영정 사진을 어떤 걸 써야 할까 사진첩을 뒤져봤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장수 사진을 미리 찍을걸.'
'건강할 때 미리 찍어둘걸.'
하나하나가 모두 후회스러웠다.
23년 04월 17일.
우리에게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심낭수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고 한다.
심낭수는 무조건 천자를 해야 한다고 알았는데 어떻게 사라졌는지는 모르겠다.
이런 게 기적인가 싶었다. 그래도 선생님께서 하루만 더 입원해서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 하셨다.
너무 기뻤다..! 하루 입원 더 하는 것쯤이야!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퇴원할 때 여쭤보기로 하고 짧은 상담을 끝낸 뒤 초롱이 면회를 갔다.
초롱이가 옆으로 누워 멍하니 차가운 벽만 보고 있었다.
"초롱아"라고 부르니 헐레벌떡 일어나 나 한번 간쵸를 한 번씩 쳐다보며 미친 듯이 꼬리를 흔들었다.
왜 이제 왔냐고 우는 것 같았다.
우리는 ICU(입원실) 문을 열고 흥분한 초롱이를 손으로 잡아 진정시켰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초롱이가 미친 듯이 꼬리 흔들었던 그 모습은 마냥 귀여웠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됐다. 흥분하지 마 초롱아. 우리는 너의 심장이 터질까 봐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