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가장 본질적인 업무는 수업이다. 수업을 통해 학생을 만나고 지식을 전달하고 또 삶의 가치관도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차지하는 중요도에 비해 수업은 잘 공유되지 않는다. 교사 고유의 권한이라는 인식 아래 성역이라고나 할까.
벌써부터 수업은 교사 고유의 권한이라는 말이 들리는 것 같다. 많은 교사들이 말하는 대로, 수업은 교사 고유의 권한이다. 나이와 경력과 상관없이 모든 교사는 교실 문을 닫고 들어가서 단독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다만 여기서 수업권을 논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학교에서 수업이 제일 중요한 일인데, 행정업무랑은 다르게 수업은 공유 자체가 잘 안 되는 분위기를 말하는 것이다.
“과목이 다른데 어떻게 해?”
그렇다면 과목이 같으면 자료를 나누고, 수업을 자유롭게 보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가? 과목으로 나누어지지 않는 초등학교에서는 교사들이 학교 내에서 자료를 자유롭게 나누고, 수업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수업을 자유롭게 들어가서 참관할 수 있는가?
반문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교사 커뮤니티가 요즘 잘 되어 있어서 선생님들이 자유롭게 자료를 올리기도 하고, 유튜브나 블로그에서도 자료 나누는 선생님들 많아요.”
그게 다인가? 물론 자료를 만들기 위해 많은 품이 들지만 수업자료가 다는 아니다. 수업은 강의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요소가 동시다발적이고 복합적으로, 그리고 실시간으로 변하는 특성을 가지기에 그 자체가 살아있는 생명체 같으며 변화무쌍하다. 자료 외에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수업의 질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나는 내 수업에 자신이 없는 건 무엇 때문인지, 다른 선생님의 수업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항상 궁금했다.
교직에 있어보니 수업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더라도 결국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고, 교사들끼리도 수업을 보여주는 건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수업 이야기에 목이 마르다. 왜냐하면 내 수업에서 아이들이 집중하는 눈빛을 더 많이 보여주었으면 하고, 수업 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하는 느낌을 받았으면 하기 때문이다. 교사의 본질적인 업무인 수업이 재미있으면 교사들도 학교가 더 즐거울 것 같다.
이제는 수업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 나눌 때가 되지 않았을까. 전문성을 높이는데 같은 교사들끼리 편하게 수업에 대한 고민을 평소에 나누고, 서로의 수업을 자유롭게 들어가서 보고 배울 수 있는 분위기가 되면 어떠한 연수보다도 훨씬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문턱을 낮출수록 교사로서의 무기가 공고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