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상처들을 아무렇게나 구겨서
마음 한구석에 처박아 두었다.
들여다보기 두려운 상처들.
차마 쓰다듬지 못한 나의 상처들.
용기를 내어
내 마음속에 처박아 둔 상처를
조심스레 들추어 본다.
상처는 슬금슬금 고개를 들어
애처롭게 나를 바라본다.
또다시 마음이 아파온다.
나는 황급히 상처를 덮어버린다.
하지만 처박아 둔 상처는
어느새 폭풍처럼 다가와
나의 심장을 조이고,
나의 팔다리를 잘라버린다.
온 힘을 짜내어
내 마음속에서
아우성치는 상처 하나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상처 속에서 꿈틀대는
막말과 차별, 싸늘한 눈빛, 부당한 대우들.
상처는 안절부절 어쩔 줄 모르고
상처는 붉으락푸르락 얼굴색이 변하고
상처는 부들부들 거리고 발을 쾅쾅 구른다.
결국, 상처는 주르륵주르륵 눈물을 흘린다.
나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 마음속 상처와 마주한다.
상처 받은 내 마음을
살며시 어루만져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