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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이 Oct 25. 2022

1.5 교사 소식지 "아!고뤠?"를 발간하다

  부푼 꿈을 품고 재외한국학교에 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지쳐갔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선생님께서 쌀국수 한 그릇을 같이 먹자고 하셨다. 쌀국수를 먹으며 학교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동료 선생님은 나의 어려움을 공감해 주고, 내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이때 나는 선생님들 간의 소통이 부재하여 오해가 생기고, 그 오해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생님들과 소통을 하고 싶었다. 다음 날 쌀국수 함께 먹었던 선생님들과 다시 모였고, 교사 소식지 "아!고뤠?"가 세상에 나왔다.     




  2019년 2월, 저는 ‘물리적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학교,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다양한 시행착오가 용납되는 학교, 소수자를 배려하는 학교,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민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라는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을 듣고, 부푼 꿈을 안고 이곳 재외한국학교에 왔습니다.


  교사가 된다면 ‘언젠가 해외에서 근무를 해 보겠다는 막연한 꿈을 이루었다.’는 설렘과 ‘문화와 언어가 다른 외국에서 잘 해낼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을 안고 학교로 첫 출근을 하였습니다. 마치 첫 발령을 받은 신규교사처럼 회의에서 말하는 것은 빼먹지 않고 교무수첩에 적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선배 선생님들께 물어가면서 학교에 적응을 해 나갔습니다. 학교에 오면 학교의 업무에, 퇴근을 하면 베트남의 생활에 적응을 해 나가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는 중에도 선생님들과 차를 한 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때면 여유와 편안함을 느끼고, 배움에 대한 욕구와 열정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선생님들과 함께 근무할 수 있다는 것에 큰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재외한국학교 선생님들과 함께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다 5월 정도가 되었을 때 몸과 마음이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수업 공간이 부족하여 준비한 수업을 하지 못 하는 경우가 생기고,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주기보다는 안전을 먼저 생각하여 수업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도전하려고 할 때면 이 나라의 문화적 차이와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혀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또한 각 부서마다 다들 빡빡한 일정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기에 학교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여유도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업 중임에도 불구하고 불쑥불쑥 찾아오고, 교사에게 막말을 하며, 근무시간 외에도 미안함을 모르고 전화를 하는 학부모님을 보면서 교사의 교육 활동이 학부모님들에 의해 침해받고 있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꿈을 품고,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재외한국학교에 왔습니다. 교사의 역할이든, 보직교사의 역할이든, 행정직원의 역할이든, 교감의 역할이든, 교장의 역할이든 각자의 역할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활동을 제공하기 위해 여기 이 자리에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여기 재외한국학교에서 내가 꿈꿔온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당당하게 “YES”라는 답변을 할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들은 잘 지내고 계신가요?”, “학교생활에 만족하시나요?”, “자신이 꿈꿔온 교육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이 질문들에 당당하게 “YES”라고 답변을 하실 수 있나요? 만약 “YES”라는 답변을 하지 못 한다면 우리 함께 문제점을 찾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의논하며 각자의 꿈을, 우리의 꿈을 이뤄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우리는 각자의 상황도 입장도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교육에 대한 고민과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고 생각합니다. 다름을 인정하면서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말하고, 존중하면서 행복한 학교, 내일이 기다려지는 학교를 선생님들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매주 목요일에 선생님들께 우리들의 일상과 고민이 담겨 있는 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희가 정성스럽게 작성한 글을 읽으시고 공감을 해 주세요. 공감은 “그랬구나”가 아니라 화가 나면 화를 내고, 궁금하면 물어보고, 웃기면 함께 웃고, 슬프면 함께 눈물을 흘려주는 것입니다. 즉, 선생님들의 마음 속에 휘몰아치는 감정과 생각들을 글이나 말로 또는 표정과 몸짓으로 표현하는 것이 공감하는 것입니다. 소식지 ‘아!고뤠?’를 읽어보시고 공감되는 글이 있다면 꼭 “구독” 신청을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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