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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생강 Oct 27. 2022

경찰관 루이스 고양이맨이 되다!

고양이, 로키로키에 이어가는 두 번째 스토리-경찰관 루이스에게 생긴 일

"고양이는 딱 질색이야!"

상부로부터 내려온 명령으로 고양이 '로키로키'를 포획하기 위해 경찰, 루이스와 맥스는 투덜거리며 경찰차에 올라탔습니다.

뚱뚱한 루이스 쪽으로 차가 한번 크게 출렁하더니 루이스 쪽 차바퀴가 납작해졌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제 우리 경찰이 고양이까지 잡으러 다녀야 하다니..."차문을 닫으며 루이스가 말했습니다.

"그런 말 마, 내 직감에 의하면 그 고양이에겐 뭔가가 있어... 뭔가 냄새가 난다고"하고 맥스가 대꾸했습니다.

"고양이한테 있어봐야 뭐가 있겠어요. 오줌 냄새만 나겠지. 게다가 나는 예전부터 고양이라면 딱 질색이라고요. 그 눈을 보세요. 뭔가 외계인 같기도 하고... 또 우는 소리는 얼마나 애기소리 같은지... 아주 기분이 으스스하다고요"

"그만 떠들고 빨리 운전이나 똑바로 해. 빨리 마치고 오늘 저녁은 일찍 들어가 봐야 해. 딸애 생일이라고. 선물이라도 하나 사서 들어가야지. 그건 그렇고, 루이스! 운전이 이게 뭐야. 밟아 좀! 진짜..."

둘은 사이렌을 삐뽀삐뽀 울리며 서둘러 해밀턴가로 향했습니다.


루이스와 그 동료 경찰, 맥스가 도착한 아파트는 밖에서부터 악취가 진동을 했습니다.

"으악. 이거 무슨 쓰레기 냄새가 이렇게 진동을 하지? 이런 곳에 사람이랑 고양이가 산다고?"

부스스한 새집 머리 남자가 현관문을 열었을 때 루이스와 맥스는 이게 진정 사람이 사는 집인가 싶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음식쓰레기와 옷더미 사이로 고양이, 로키로키의 두 눈동자가 숨어서 이 낯선 침입자 둘을 경계하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박스만 보면 사족을 못쓴다 했으니 둘은 얼른 작은 박스를 고양이 앞에 두고  방 한구석으로 가서 기다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로키로키가 쓰윽하고 박스 냄새를 맡으며 조심스레 다가오더니 한쪽 앞발부터 박스 속으로 넣고 들어가 식빵 굽는 자세로 앉아 골골대기 시작했습니다.

루이스와 맥스는 얼른 상자 뚜껑을 덮어 '로키로키'를 차에 싣었습니다.

그 아파트 남자는 고양이를 데려가든지 말든지 신경도 쓰지 않고 현관문을 쾅하고 닫고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에잇! 기분 나쁜 짐짝 같은 고양이! 안 그래도 골치였는데 이 참에 잘 됐다!"하고 말하는 소리가 복도까지 울렸습니다.


경찰차에서 내려 사무실로 들어간 루이스는 로키로키가 들어 있는 박스를 열고 고양이가 잘 있나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그 순간 박스 안의 로키로키는 깜짝 놀라며 '야옹'하고 튀어 나가려고 했습니다.

루이스는 본능적으로 고양이가 못 튀어나가게 잡느라 로키로키의 발톱에 긁혀 손등에 얇고 긴 생채기가 났습니다.

루이스는 책상 서랍 속의 연고를 꺼내어  바르면서 "고양이는 딱 질색이야!"라고 하며 동료에게 로키로키를 인계하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루이스는 몸이 으슬으슬 춥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라디에이터 온도를 높이고 담요를 꺼내어 소파에 누웠습니다. 그날 밤새도록 루이스 온몸에는 열이 들끓어 올랐고 땀을 있는 대로 흘리며 깨지 않는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어수선한 꿈이 계속되었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소파에서 굴러 떨어진 루이스는 깜짝 놀라서 일어났습니다.

몹시 목이 타는 갈증을 느낀 루이스는 주방 냉장고로 가서 시원한 생수 한 병을 벌컥벌컥 꺼내 마시고 멍하니 서있다가 화장실로 갔습니다.  

루이스는 소변을 하며 화장실 거울을 보는 순간 화들짝 하고 놀랐습니다. 어제 본 고양이 '로키로키'의 얼굴이 쓰윽하고 나타났다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깜짝이야! 아침부터 헛것을 봤네. 그래도 오늘 아침 상쾌하고 몸이 개운한데! 간밤엔 몸이 좀 이상했어"


평소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근을 한 루이스는 점심때가 되자 평소 그 답지 않게 배식판에 고기를 잔뜩 담아서 식당 의자에 앉자마자 고기부터 입안에 가득 넣었습니다.

앞에 앉은 동료, 맥스가 "아니! 루이스! 자네 비건이잖아? 고기를 그렇게 많이 퍼 오다니! 하루아침에 이렇게 식성이 바뀔 수 있나?"

그랬습니다. 루이스는 평소 비건이었고 고기를 전혀 입에도 대지 않았습니다.

"이상하네요... 갑자기 고기가 이렇게 당기다니..."라고 말하며 루이스는 고기를 마구마구 집어삼켰습니다. 루이스의 몸 안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배불리 식사를 마친 루이스는 햇빛이 쨍쨍하게 내리쬐는 경찰서 앞 벤치에 앉아서 커피 한잔을 들이켜고 있었습니다.

맥스는, "저 친구 오늘 좀 이상하지 않아? 평소 같으면 더워서 햇빛은 질색이라고 그늘만 찾을 텐데..."하고

옆의 동료 경찰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복면을 한 세명의 강도가 시내에서 차를 훔쳐 타고 행인 2명을 차로 치고 스튜어드가로 달리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서로 들어왔습니다.

출동명령이 떨어지자 루이스와 맥스는 경찰차를 향해 밖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몸집이 큰 루이스가 먼저 앞서 뛰어가 운전석에 잽싸게 앉았습니다.

빨갛고 파란 경광등 사이렌이 작동되었고 루이스는 운전석에서 마치 포뮬러원 레이서가 된 듯 스튜어드가로 차를 날렵하게 몰아갔습니다.

"자네, 요즘 몸이 엄청 날랜데! 운전 좀! 천천히! 살살해!" 동료 경찰 맥스가 창문 위쪽 손잡이를 꽉 잡으며 말했습니다.


스튜어드가로 경찰차가 우회전을 하자마자 쭉 뻗은 도로에 미친 듯이 돌진하는 도난 자동차가 보였습니다.

루이스는 액셀레이터를 밟은 오른쪽 발바닥에 힘을 주어 꾹 밟았습니다. 부웅! 하는 닷지 V8 엔진의 배기음이 울리자마자 그 도난 자동차 뒤를 쫓는 추격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궁지로 몰렸다고 생각한 세명의 강도들은 이제 차를 급하게 옆으로 돌려세우더니 언덕의 골목길로 냅따 뛰어서 도망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루이스와 맥스도 차를 세우고 얼른 내려 뛰어서 그 강도들을 뒤쫓았습니다.

몸집이 큰 루이스는 마치 고양이처럼 날렵한 자세로 재빠르게 뛰어 강도들을 바짝 따라붙었습니다.

강도는 "에이씨! 무슨 뚱땡이 경찰이 저렇게 빨라! 미친 고양이 같아!"라고 외쳤습니다.

강도는 그러더니 골목길을 꺾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로 사라졌습니다.

맥스도 그런 루이스의 모습을 보면서 "저 친구, 요즘 정말 미친 것 같아"하며 헐레벌떡 뒤를 쫓아갔습니다.


루이스는 재빠르게 높은 담벼락으로 점프를 하고 다시 그 집 높은 옥상으로 곡예하듯 점프를 하였습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사이사이 골목길이 죄다 보였습니다.

부우웅! 루이스가 큰 나무가 있는 쪽으로 몸을 날리더니 한 바퀴 공중제비를 하고 쓰레기통 옆에 가볍게 착지하였습니다. 그리고 철제 쓰레기통 옆에 숨어있던 강도의 뒷목덜미를 확 하고 잡아챘습니다.

수갑을 꺼내어 한쪽을 강도의 손목에 채우고 나머지 한쪽은 철제 쓰레기통에 채웠습니다.

"너! 여기서 딱 기다려! 이 생쥐 같은 자식! 컄! 하아악~!"하고 루이스가 고양이처럼 하악질을 하며 강도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더니, 나머지 두 놈의 강도를 잡기 위해 루이스는 고양이처럼 가볍고 날렵하게 점프하면서 언덕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강도는 "뭐야? 저 뚱뚱한 거! 경찰이야? 고양이야?"라며 가래침을 퉤하고 바닥에 뱉었습니다.


나머지 두 놈의 강도는 골목 카페의 구석으로 숨어들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습니다.

루이스는  삐쭉이 코 밖으로 삐져나온 코털 하나가 자신도 모르게 고양이수염처럼 움찔하고 움직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옳거니! 강도 놈들은 저쪽 카페 구석에 숨어 있구나"

루이스는 고양이처럼 자세를 낮추고 살금살금 발소리를 줄여 그 카페 쪽으로 향했습니다. 별로 신경 써 걷지 않아도 발자국 소리가 나지 않고 이렇게나 쉽게 소리 없이 갈 수 있는 것이 이상했지만, 우선 강도부터 잡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루이스는 마치 고양이가 먹이를 노릴 때 자세를 낮춰서 엉덩이를 실룩실룩하고 흔드는 것처럼 엉덩이를 씰룩씰룩하더니, 뒤에서 덮쳐 강도 둘을 잡았습니다.

루이스는 수갑을 꺼내 채우면서 "하아악~! 내가 지금부터 미란다 원칙을 말해주지........ 카야악!"하고 미란다 원칙을 모두 읊더니 고양이처럼 하악질을 마구 강도에게 해댔습니다.


공중파를 비롯한 뉴스, 소셜미디어에는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몸집이 큰 경찰이 강도를 쫓는 장면이 방송되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서로 공유하면서 응원의 메시지를 앞다퉈 경찰서로 보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루이스는 화장실로 가서 소변을 보고 나오면서 거울을 보며 손을 씻고 있었습니다.

순간 갑자기 불이 꺼져 화장실은 정전이 되었고 깜깜해진 화장실 거울 속에는 로키로키의 동그란 눈동자 두 개가 순간 번뜩이며 빛을 내더니 금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 글은, 아이가 4살이었을 때 화가 나면 "아빠는 로키로키야"라고 하던 기억이 나서 썼습니다.

아이에게 '로키로키가 뭐야?' 하고 물으면, "나쁜 사람을 '로키로키'라고 하는 거야. 내가 만든 말이야"라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스무 살이 넘은 아이가 F1 레이서 '루이스 헤밀턴'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이름은 거기서 따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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