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자꾸 눕고 싶어 하신다.
계속 누워만 있으면 안 심심하냐는 물음에
유튜브가 있으니 괜찮다고 하신다.
정기검사를 받으러 간 병원에서조차
내 무릎을 베고 잠시 누워계신다.
머리카락이 없는 휑한 머리에
위태롭게 두건을 뒤집어쓴 인형이
내 품 안에 들어와 있다.
분명 형태는 우리 엄마인데
솜으로 만든 싸구려 인형처럼
가볍고 곧 뜯어질 것 같다.
고통의 무게와 엄마의 무게는
늘 반비례한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은
조금은 더 살 수 있다는 말로
삐딱하게 듣게 된다.
엄마는 그 좋아하는 보리밥도
입 맛이 없어서 다 남기시는 반면에
나는 바닥까지 싹싹 긁어
입 안에 집어넣는다.
슬픔도 체력이 돼야 감당할 수 있기에.
아마 엄마는 슬프지 않을 것 같다.
집에 돌아오는 내내 무릎이 아리다.
그간의 버텨온 엄마의 고통이
와르르 내 무릎에 무너져 내린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아직 여물지 못했다.
세상 사람들이 기다려온
처서 매직은 오지 않았고
나는 마더 매직을 꾸역꾸역
기다리고 있다.
뭐가 됐든 누가 됐든
더 버틸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늦은 밤, 간신히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