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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티바람 Sep 23. 2024

고통의 방향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하루 필수 일과 중 하나로

남의 고통 여부를 묻는 것만큼

곤욕스러운 일을 없을 것이다.

 

어제는 발 끝이 저리고

오늘은 종아리가 붓는다 하신다.

며칠 전 보았던 엄마의 앙상한 다리가

기억을 스친다.

살이 뼈에 붙은 건지

뼈가 살에 붙은 건지.


매일의 고통을 저장해야 되는 이유는

다음번 진료 때 의사 앞에서

변호사 마냥 대신 쏟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개 숙이며 그저 치료 잘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밖에 못하는 엄마는 늘 고통에 인색하다.


엄마의 아픔은 스스로를 향하지만

그 방향은 아이러니하게도 하릴없이

아들이란 이름 아래 나에게로

나침반은 한방향으로만 돈다.


나는 참 이기적이다.


아마 가족이든 연인이든

사랑이란 이름 아래 겪는 모든 고통은

기약 없이 상대방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마치 동그란 원 안에 고통이란 팽이를

넣어두고 그 안에서 둘만의 술래잡기 하는 모습.


한숨이 잦아졌고

멍하니 티비를 보는 시간이 늘었다.

이 모든 상황을 직장과 병행하려니

그 어느 것 하나 집중하기 어려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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