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필수 일과 중 하나로
남의 고통 여부를 묻는 것만큼
곤욕스러운 일을 없을 것이다.
어제는 발 끝이 저리고
오늘은 종아리가 붓는다 하신다.
며칠 전 보았던 엄마의 앙상한 다리가
기억을 스친다.
살이 뼈에 붙은 건지
뼈가 살에 붙은 건지.
매일의 고통을 저장해야 되는 이유는
다음번 진료 때 의사 앞에서
변호사 마냥 대신 쏟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개 숙이며 그저 치료 잘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밖에 못하는 엄마는 늘 고통에 인색하다.
엄마의 아픔은 스스로를 향하지만
그 방향은 아이러니하게도 하릴없이
아들이란 이름 아래 나에게로
나침반은 한방향으로만 돈다.
나는 참 이기적이다.
아마 가족이든 연인이든
사랑이란 이름 아래 겪는 모든 고통은
기약 없이 상대방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마치 동그란 원 안에 고통이란 팽이를
넣어두고 그 안에서 둘만의 술래잡기 하는 모습.
한숨이 잦아졌고
멍하니 티비를 보는 시간이 늘었다.
이 모든 상황을 직장과 병행하려니
그 어느 것 하나 집중하기 어려운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