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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티바람 Oct 16. 2024

농담 같이 않은 농담

괜찮다는 말

엄마와의 안부 전화는

주로 식사 유무와 건강 상태이다.

남들 잘 때 깨어있고

남들 활동할 때 잠이 드는

유독 잠이 많아진 엄마는


늘 괜찮다고 하신다.


엄마의 계절은 언제가 마지막일지 모르니

제철 음식과 과일을 챙겨 먹으라고

잔소리하지만 비싸고 맛없다고 하신다.

엄마가 하는 음식보다는 맛있을 거라 응수한다.

 

유튜브를 보거나

식사 후 동네 한 바퀴를 돌거나

잠깐 시장을 다녀오는 것이 전부인 하루가

전혀 심심하지 않다고 하신다.


어쩌다 간신히 영화관을 가게 되면

체력이 떨어져서 일단 30분 정도 잠들어버리는,

그래도 영화는 재밌었다고 하신다.


도통 괜찮지 않은 것들 투성이일 텐데

하루를 살아내는 엄마의 하루는

농담처럼 늘 괜찮다.   


그렇게 엄마가 울먹거릴 찰나,

내가 먼저 전화를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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