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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티바람 Nov 11. 2024

수족관

엄마와 물고기

엄마는 물고기 보는 것을 좋아하신다.

수족관에 떠다니는 형용색색 물고기와

눈을 마주치며 가만히 바라보신다.


다양한 어종의 모습과 색깔에 감탄하시고

이내 다리가 아프셔서 결국

수족관 난간에 걸터앉으신다.


작은 물고기보다는 느릿느릿

또렷하게 생긴 큰 물고기가 좋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작은 이곳에 갇혀있는 사실을

안타까워하신다.


엄마, 쟤네들도 아르바이트한다고 생각해.


아장아장 걸으시면서 몸은 아프지만

이렇게 밖에 나와 아들하고 수족관을 오니

없던 힘도 난다고 하신다.


아픈 엄마를 데리고 다니는 내 모습을

수많은 물고기들이 구경하는 것 같다.


하염없이 물에 둥둥 떠다니고 싶어 하셨던

젊은 날 엄마의 모습이 생각날 때쯤

엄마는 자신이 죽으면 꼭 바다에

유골을 뿌려 달라하셨다.


바다와 연고지도 없이

평생 서울에만 사신 분이

수족관에서 바다를 찾는다.


오늘은 엄마 밤에

물이 가득 찬 꿈을 꾸시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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