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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티바람 Dec 03. 2024

지난 생일

나의 생일

아들의 생일을 위해

엄마는 기꺼이 뷔페를 드셨다.


암 환자의 식단은 참 아이러니하다.

생선회 같은 날 음식이나 가공식품을

먹지 말라라고 하면서 무엇이든 간에

다 잘 먹어야 된다 라는 대전제가 깔려있다.


엄마는 이 날 만큼은 대전제에 순응하고

조금씩 마음껏 드셨다.


엄마가 회도 먹고 콜라도 마신다.

커피도 마시고 케이크도 먹는다.

맥주도 한 모금 한다.


모든 장면이 익숙하면서 낯설다.

그렇게 좋아하시던 것들을

참고 사시느라 많이 힘드셨겠다.


어쩌면 지구에서 보내는

나와의 마지막 생일일지도 모르기에

아픈 척하지 않고

그저 맛있는 척하고 있는 것 아닐까 라는

쓸데없는 의심을 먹는 내내 하게 된다.


이렇게 오만가지 잡생각에 나 혼자만 불편했던

그러나 꼭 필요했던, 만찬이 끝났다.


이제 먹는데 힘을 다 빼셔서
움직이시기 힘든 빈 테이블의

엄마를 차 뒤에 실어놓고,

집으로 간다.

세상 편하게 쿨쿨 주무신다.


문득 나의 생일 선물로,

신께서 '건강한 엄마의 하루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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