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팬티바람 Dec 16. 2024

안부전화

괜찮을 리 없는

하루에 두세 번씩 엄마의 안부를 묻는다.

지금 어디에 있으며 밥은 먹었는지

춥지는 않은지 몸은 어떠한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인데 애꿎은 질문만

되풀이한다. 그리고 또 되풀이한다.


유튜브를 보며 누워있다가 가끔 산책을 하시고

3~4시간에 한 번씩 주무시는 단조로운 일상 속에

엄마는 전혀 심심하지 않다고 하신다.


기침이 심해진 듯싶은데

본인은 늘 멀쩡하다고 한다.


항암치료를 안 받은 지 어언 한 달이 넘었고

그 당시 폐에 있는 암은 3cm 정도였으니

지금 쯤 더 자라지 않았을까.


그 와중에 오랜 지병인 부정맥까지 심해져서

심장은 두근두근, 기침은 콜록콜록

통화 너머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가 따갑다.


자주 통화할 수 있어서 좋다며

가끔 약속이 있어서 밖에서 친구들을 만날 때면

이렇게 잘 챙겨주는 아들이 있다고 자랑한다는

우리 엄마


나는 매일 그렇게, 귀에서 피가 나는

아픈 통화를 무던하게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듣다가 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