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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티바람 Dec 09. 2024

항암이 뭐길래

창과 방패

온몸에 힘이 빠지고 걷기 힘들어하신다.

엄마는 항암의 후유증이라고 하지만

의사는 단정할 수 없다고 한다.


어찌 됐든 체력이 많이 고갈된 상태.


지금까지 쓰던 항암제가 내성이 생겨서

다른 약으로 바꾼다고 하니

벌써부터 겁을 먹으신 엄마


결국 너무 힘들어서 못 받으시겠다고 하고

일정을 미루기로 하였다.


내성이 생긴 뒤 암의 크기가 1cm가 자랐다.

항암에도 골든타임이 있을 텐데

엄마가 조금만 더 힘냈으면 좋겠는데

내가 너무 항암만을 몰아세우고 있는 것일까.


의사는 항암을 안 하면 호스피스를 가야 된다고

너무나 차갑게 이야기한다.

옆 자리에 엄마는 괜찮다고 하신다.


어느 자리든지 어느 시간이든지

눈물이 나올 것 같다.


엄마와의 대화는 그렇게 불편한 자리가

돼버리곤 한다.

엄마 마음대로 해!라고 하며

지구를 박차고 도망가고 싶지만

분명 내가 떠나버린 자리에는

엄마가 미안해하면서 슬퍼하고 있겠지


매일 우는 꿈을 꾼다.

꿈에서 깨면 매일 웃는 내가 된다.


걸음이 느린 엄마는 내 손을 잡는 것보다는

팔짱을 끼는 것이 더 좋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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