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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인철 Oct 26. 2022

‘소감나누기’ - 자기성찰과 서로공감에 대하여

30대 활동가의 대중파워 형성기


청춘콘서트 자원활동가 프로그램은 매우 흥미로웠다. 단순히 콘서트를 준비하는 실무만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청춘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주로 청년문제, 불평등, 환경문제와 같은 사회적인 주제들로 학습이나 토론을 진행하고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과정이 계속되었다. 또한 모든 자원활동가 프로그램이 마칠 때마다 ‘소감나누기’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오늘은 팀별 활동과 2주 차 청춘학교가 진행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소감나누기를 진행하려고 하는데요, 본인이 일하면서 좋았던 점이나 어려웠던 점 등을 자유롭게 나눠주시면 됩니다. 서로 평가하는 자리는 아니고요, 한 사람이 소감나누기를 할 때는 중간에 개입하지 않고 그 사람이 끝까지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경청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우리 팀이 일을 하는 속도라든지 내용에서 답답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팀장님께서 하나하나 설명해주시고 답답함을 느끼는 것도 먼저 헤아려 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모인 사람들이 저마다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차근차근 맞춰가는 과정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소감나누기 중


서로 살아온 배경이나 경험, 성격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협업을 하다 보면 서로의 차이로 인해 관계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음이 조금 불편한 문제를 넘어 갈등이 커지면 전체 분위기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팀장급 활동가 교육을 할 때면 이런 부분을 항상 중요하게 여겼다. 팀장들은 자원활동가들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고 상태에 맞추어 일을 조정해주거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자원활동가 사이의 역할 조정이나 갈등 관리도 팀장의 중요한 과제다. 팀장은 일을 되게 만들어야 함과 동시에 자원활동가의 요구를 적절히 수용하거나 그들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소감나누기’는 자원활동가들이 참여하는 행사나 캠페인을 기획할 때 또는 회의를 진행한 후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필수적인 프로그램이다. ’ 집단 회고’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회고가 조금 더 실무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느낌이라면 ‘소감나누기’는 자기성찰이나 상호 간 공감이라는 지점에 더 중점을 두고 안내를 하는 편이다.


자원활동가 모집 전 팀장급 활동가 교육을 할 때면 회의 진행, 팀 역할 수행, 소감나누기 시뮬레이션 등 사전 워크숍을 충분히 진행하였다. 교육과 실전 경험이 반복될수록 팀장급 활동가들의 팀 운용 능력은 나날이 향상되어갔다.


소감나누기 과정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크게 다음과 같다.


1) 자기성찰 - 자신의 말이나 행동, 마음 상태되돌아볼  있다. 
2) 서로공감 - 함께 하는 사람의 소감을 듣고 상호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힌다.

3) 업무파악 - 진행되고 있는 일에 대해 잘 한 점이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체크한다.


내가 활동하는 대부분의 그룹에서 혹은 기획하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소감 나누기’를 중요하게 여기고 활용하였다. 자신의 이야기를 안전한 분위기에서, 공정한 시간을 배정받아 할 수 있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높은 안정감을 주었다. 자신의 활동을 돌아보는 소감 나누기 속에서 사람들은 나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 나아가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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