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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인철 Oct 26. 2022

다수의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일 하는 방법

30대 활동가의 대중파워 형성기

청춘콘서트에는  가지 특징 있다.  번째는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콘서트라는 점이다.  번째는 청춘콘서트와 관련된 모든 일이 100% 자원활동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돈을 받고 일을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지자체나 교육기관에서 공간을 무상으로 대여한다는 점인데 이는 무료 공익 콘서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500~1000 규모의 청춘콘서트를 준비하게 되면 50~100 정도의 자원활동가를 모집하였다. 청콘은 보통 7~8 정도의 팀으로 운영이 되었는데 크게 보면 강연장 외부와 내부로 나뉘어 있었다. 본부를 중심으로 외부에는 외부안내팀과 접수팀, 부스팀이 있고 내부에는 내부안내팀과 무대팀, 방송팀, 지원팀 등이 있었다.


정기 자원활동가들이 팀장을 맡고 새로운 자원활동가들이 팀원으로 배치되었는데 자원활동가들은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직장인이었다. 실무 총괄이나 본부의 책임자 같은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팀장들도 수업이 끝나거나 퇴근 후에 업무 진행이 가능했기 때문에  사람이 맡을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자연스럽게 콘서트 업무는 최대한 세분화하여  사람,  사람이 너무 많은 역할을 맡지 않게끔 조정되었다. 일반 단체에서 10명의 직원이  일을 50명의 자원활동가들이 나눠서 맡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내가 처음 서포터스로 참여했을 때 나의 역할은 시민들이 찾아오는 길목에서 안내 피켓을 들고 밝게 인사를 하는 일이었다. 찾아오는 시민들을 기분 좋게 환영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저런 질문을 미리 예상해서 답변을 숙지하는 정도의 일이었다. 한두 달 전부터 오리엔테이션과 팀별 활동, 청춘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과정에 비하면 굉장히 단순한 일이었다.


자원활동가 입장에서 보면


‘내 역할이 너무 단순한 거 아닌가?’라든지 ‘실제 내가 하는 일에 비해 참여해야 하는 일정이 너무 많다’는 식으로 느낄 수 있다.


정기 자원활동가인 팀장의 입장은 또 다르다. 한 팀의 팀장으로서 콘서트 전체의 상황을 파악하고, 자신이 맡은 팀의 업무를 해내고, 전체 팀장단 회의에 참여해야 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팀원들의 성향이나 상황을 세심하게 살펴서 팀을 적절하게 운영하는 일도 맡아야 한다.


청춘콘서트를 주관하는 단체인 평화재단은 자원활동가 육성  운영시스템에 정평이  있는 곳이었다. 주관 단체의 입장에서는 시민들에게 퀄리티 좋은 공익 콘서트를 제공한다는 목표 외에도 자원활동가들이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성장할  있도록 이끌어주는  매우 중요한 목표가 된다.


자원활동가는 기꺼이 자신의 마음과 시간을  소중한 인연임과 동시에 단체의 비전에 공감하고 참여할  있는 핵심 인적자원이기 때문에 일이 최우선이 되어 효율적으로 해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자원활동가들이 이 과정 속에서 자원활동의 의미를 발견해나가는 과정 또한 중요했다.    


다수의 자원활동가들과 일을 하는 시스템을 운영할 때 고려했던 점은


하나. 자원활동가가 전체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자신의 부분적인 역할을 수행할  있도록 한다.


자원활동가 개인은 콘서트에서 세분화된 역할을 맡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자원활동가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뿐 아니라 전체적인 일에 대해 이해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전체의 일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우리가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자신의 역할에도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매주 활동가 전체 미팅이 있을 때마다 팀별로 자신들의 업무 진행 상황을 자세히 브리핑하는 시간을 배정하였다.


. 3시간 콘서트를 위해 4~8  자원활동가 운영 시스템을 정립한다.


청춘콘서트는 사전에 준비해야 할 일이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서포터스 모집, 대관 및 사전답사, 물품 세팅, 무대 구상 및 시스템 점검, 청춘학교 프로그램 진행, 온오프라인 홍보, 팀장단 회의, 팀별 회의 등 다양한 일들이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콘서트 실무를 진행함과 동시에 서포터스를 대상으로 한 오리엔테이션, 팀별 활동, 청춘학교, 멤버십 프로그램 등이 유기적으로 짜여 있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원활동가 개개인이 활동의 의미를 발견하고 성장해나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동시에 이러한 체계적인 자원활동가 운영 시스템으로 인해 충실한 실무준비가 가능해진다.


. 소감나누기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자원활동가가 함께 하는 모든 과정과 프로그램의 끝에는 항상 소감나누기 시간을 배정한다. 이를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메아리'라는 시스템을 통해 감명 깊은 상대의 이야기에 대해 피드백을 한다.


. 팀장급 자원활동가에 대한 충분한 지원과 교육을 진행한다.


자원활동가 시스템에서 팀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맡은 팀의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하고 동시에 다양한 팀원들을 살피고 소통하며 적절히 이끌어나가야 한다. 혼자만 일을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서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팀장의 역할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교육과 시뮬레이션을 반드시 진행했다. 그럼에도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전체 운영본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조정을 통해 팀장의 부담을 줄여주었다.


팀장급 자원활동가들의 역할과 경험은 청춘콘서트 자원활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고생이 많지만 보람도 가장 크고 개인적인 성장도 남다르다. 팀장의 경험이 쌓일수록 수월하게 일을 처리해내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역량이 좋아지는 모습들, 정신적으로 강해지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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