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활동가의 대중파워 형성기
청춘콘서트로 인해 서울광장에 사람이 가득 찼다. 자원활동가들의 마음에 보람도 가득 찼다. 지난 3개월 간 모든 이들이 이 날을 위해 한 마음으로 달려왔다. 2016년 5월 21일 성년의 날은 청춘콘서트 역사상 가장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날로 기록되었다.
이는 자원활동가들 간의 화합과 콘서트 실무를 모두 이뤄낸 자원활동 운영시스템의 승리였다. 참여 자원활동가의 숫자만 400명이 넘었고 콘서트의 성공을 위해 모두가 기꺼이 전체의 한 부분이 되었다. 그리고 그 부분들이 모여 전체적인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5월 21일 청춘콘서트는 서울시청광장과 무교로 일대에서 콘서트와 박람회 2가지 행사로 기획되었다. 총 5개의 본부와 12개의 팀, 상황실로 구성되었다.
<본부>
당일 전체 운영 지휘
주요 이슈에 대한 최종 판단 단위
<상황실>
주요 인사 의전
언론 응대
민원 및 의료지원
<미디어팀>
영상 및 사진 촬영
SNS 및 블로그 포스팅
<지원팀>
행사용 물품 관리
현장 시설 및 주차
자원활동가 식사 및 다과
<청춘콘서트 무대방송팀>
무대 관리, 동선 체크
방송 중계 및 음향, 콘솔
공연팀 소통 및 휴식 공간 운영
<청춘콘서트 안내접수팀>
시민 안내 전반
티켓 접수
현장 이벤트 운영
<청춘박람회 부스팀>
68개 청년단체 부스 소통 및 운영
박람회 안내
박람회 거리 이벤트
<청춘박람회 행사팀>
박람회 무대 행사 총괄 진행
무대 방송 및 음향
출연진 소통 등
06:00 지원팀 도착
무교로 일대의 교통 통제와 기초 시설 세팅을 위해 지원팀은 새벽부터 움직였다. 전날 밤에도 트럭에 물품을 싣는 작업으로 늦은 시간까지 고생이 많은 지원팀이었다. 모든 물품을 관리하며 여러 팀을 상대로 나눠주고 회수하고 업체에 반납하는 등 지원팀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꼼꼼함과 소통 능력이 요구된다. 물품을 옮기고 포장하거나 시설 세팅과 관리를 담당하기에 가장 몸을 많이 쓰고 체력이 필요한 팀이기도 하다.
행사를 위한 일부 교통 통제를 위해서는 모범 운전수 섭외가 필요하다.
09:00 서포터스 팀별모임
서포터스 규모가 50명 내외라면 전체 모임을 하지만 이날의 인원은 400여 명에 이르렀기에 팀별 모임을 가졌다. 전체 일정이 담긴 큐시트를 공유하고 당일 팀별 역할을 체크한 후 실무를 시작한다. 잠시 후 열릴 청춘박람회의 개막식을 준비하고 60여 청년단체를 맞이할 준비를 시작하였다.
무전을 위한 송수신기가 분배되고 채널이 가동되기 시작하였다. 나는 양쪽 모두에 이어폰을 끼고 2개 채널을 활용하여 실시간 소통을 진행하였다.
힘찬 화이팅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렸다. 날씨는 너무 맑고 화창했다.
12:00 청춘콘서트 및 박람회 개막식
무교로 일대는 박람회 진행을 위해 차 없는 거리로 탈바꿈하였다. 박람회 개막을 알리는 공연이 시작되었고, 부스를 운영하는 청년단체들의 에너지가 무교로 일대에 가득 찼다. 주말을 맞아 청계천 일대와 시청 광장 일대를 찾은 시민들과 청춘콘서트를 보기 위해 찾아온 시민들이 뒤섞여 박람회 거리가 북적거렸다.
68개의 부스는 볼거리도 많았고 참여형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진행되어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몇몇 스폿에서는 버스킹팀의 공연도 시작되었다. 축제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사람들의 밝은 표정을 볼 수 있었다.
16:00 무대 세팅 및 리허설
청춘콘서트 앞 행사가 예상보다 늦게 마치는 바람에 무대 세팅이 지연되고 있었다. 무대 세팅 후 진행될 리허설 시간 확보가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긴급상황으로 판단하였다. 본부의 주요 책임자들이 무대 현장을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였다. 1만 명이 무대를 관람하는 상황이 일어나기에 방송이나 음향 등 무대 관련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였다.
시시각각 찾아오는 주요 인사와 출연진, 각 팀들의 실무 진행으로 송수신기에서 굉장히 많은 내용이 실시간으로 오고 갔다. 하나하나 준비되는 상황을 체크하며 이곳저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해나갔다.
청춘콘서트를 준비하는 모든 팀들에게, 하루 중 가장 긴박하게 일을 준비해나가는 시간이었다.
18:00 시민 접수 및 입장
시민들에게 공지된 입장 시간은 18시였지만 접수 시스템 준비와 리허설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의 문의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접수팀은 초조하고 급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장내 방송을 통해 양해를 구했고 접수 대기줄 이벤트를 진행하여 오래 기다리고 계시는 시민들을 달래주었다.
한편에선 일부 시민의 항의가 계속되어 현장 팀장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무전에서 약간 취하셨는지 억지를 부리며 일부러 항의를 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시민들의 컴플레인에 대처하는 기본자세는 일단 충분히 들어드리고 흥분이 가라앉으면 차분히 설명하는 것이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으며 현장 자원활동가 선에서 상황이 정리되지 않는다면 무조건 본부로 상황을 이관하기로 되어 있었다.
본부에는 시민 항의에 대처하는 전문가가 한 분 계셨는데 인상과 말투가 자애로우셔서 이분과 대화를 하면 화가 났던 사람도 진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선생님, 오늘 하루 소중한 시간 내셔서 이곳까지 찾아와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우리 귀한 청년들이 자원활동으로 이런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잘 지켜봐 주시면 자손 대대로 복 받으실 겁니다”
18:30 분이 되자 여는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밝은 조명과 함께 1만 명이 앉은 광장 공간을 커버할 수 있는 초대형 스피커가 음악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콘서트는 공연과 연사들의 이야기가 교차 구성되어 있는 형식이었다. 공연을 관람하며 즐기고 연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비전과 통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시민 질문 시간을 통해 여러 궁금증이 해소되는 시간도 배정되어 있었다.
시민들이 보기에 행사는 자연스럽게 진행되었지만, 본부와 무대방송팀, 상황실은 초긴장 상태였다. 혹시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하여 온 신경을 무대와 그 주변에 집중하고 있었다. 실수가 나와서는 안 되고,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했다.
다행히 별 다른 사고 없이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22:00 성년 이벤트 및 콘서트 종료
성년이 된 스무 살 청년들을 축하하기 위한 장미꽃과 책 선물 이벤트를 끝으로 콘서트가 마무리되었다. 시민들이 질서 있게 퇴장할 수 있도록 돕고 모든 팀이 합심하여 뒷정리를 시작하였다.
오늘 하루 큰 행사를 무사히 치러낸 것에 대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그리고 주변의 자원활동가들은 서로에게 수고했다며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모두들 후련해 보이기도 했고 벅차 보이기도 했다. 행사를 잘 치러내고 나자 울컥하거나 눈시울이 붉어지는 사람들도 많았다.
뒷정리를 마친 후 자원활동가들은 서울 광장 곳곳에 둘러앉아 소감나누기를 진행했다. 이렇게 늦게 마쳤는데도 소감나누기를 빼놓지 않고 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무대와 무대 주변에 400여 명의 서포터스가 모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마음이 들떴고 그날 밤은 잠이 잘 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