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을입니다. 주문받겠습니다.”
“가을 오빠 별보라치노 작은 컵 하나요. 까야! 너무 떨려요. 별 가루 많이 뿌려 주세요!”
“손님, 죄송하지만 가을 오빠 별보라치노는 20세 이상만 마실 수 있는 거라서요. 혹시 성인 보호자가 계신다면, 보호자의 동의 하에······.”
“뭐라고요? 가을 오빠 별보라치노 광고를 보고 단숨에 달려왔다고요. 거기엔 나이 제한 따위는 쓰여 있지도 않았다고요. 혹시 술이라도 들어 있는 거예요?”
“술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손님. 하지만 완벽한 가을 오빠의, 가을밤 시 낭송이 들어 있습니다. 어쩌면 술에 취한 것처럼 가슴이 울렁울렁하실 수가 있어서, 부모님의 동의 없이는 저희가 판매할 수 없답니다. 가을 오빠 별보라치노를 마신 어린 소녀들이 집을 나갔다는 뉴스 속보가 나왔거든요. 무작정 별을 보러 나갔다나요? 너무 위험합니다. 어차피 이 가을, 회색 도시에선 별을 볼 곳이 없으니까요. 손님, 저희 가을 전문점에서는 버려진 별들을 돕고 있어요. 그 작은 불빛이 제법 따뜻하답니다. 딱딱하게 굳은 마음을 녹이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어요. 가을 오빠 별보라치노 대신, 마음을 녹이는 반짝반짝 작은 별빛 샌드위치와 도토리 버블티 세트 메뉴를 특별히 반값에! 드리려고 하는데 어떠세요? 이 이벤트는 내일부터 하는 거지만 이 정도 재량은 저에게도 있으니까요.”
“휴, 마음을 녹일 생각 따윈 없었어요. 그냥 이유 없이 설레고 싶었을 뿐이에요. 가을엔 다 누구나 그렇잖아요?”
“아,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손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 반짝반짝 작은 별빛 샌드위치와 도토리 버블티 세트를 반값에 먹을 수 있다니, 망설이지 않겠어요. 그걸로 주세요.”
“좋은 선택이십니다! 도토리 버블티엔 다람쥐 재롱을 잔뜩 넣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오늘 하루 아주 즐거우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요즘, 시험공부 때문에 너무 힘들었거든요. 어제는 밤을 새울 계획이었는데 말이에요. 이번에 보는 수학 시험 성적으로 우열반을 가른다고 했거든요. 하지만 가을밤은 오징어 잉크처럼 새까맣고, 양파를 다진 것처럼 눈물 나게 맵지 뭐예요? 저는 포근한 이불에 돌돌 말려 달달한 잠에 빠지고 말았죠. 휴, 그 어떤 숫자도 기억나지 않는 후회의 아침, 저에게 작은 위로가 필요했어요. 바로 다람쥐 재롱처럼요!”
“네. 기대해 주세요. 너무너무 귀엽답니다. 곧 세트 메뉴를 준비하겠습니다. 이름을 부르면 계산해 주시고 가져가 주시면 됩니다. 이름이?”
“어 려운이에요.”
“네. 어 려운 님. 기다려 주세요. 다음 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