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좋다.
제 몸보다 더 큰 가방을 메고 학교 가는 아이들 뒷모습은 짠하면서도 귀엽다.
초록색 신호등에서 반드시 손을 올리고 가는 아이들 모습도 귀여우면서 기특하다.
무슨 할 말이 많은지 조잘조잘 숨 가쁘게 떠들어 대는 아이들 목소리도 어떤 노래보다 듣기 좋고 귀엽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노는 아이들을 보는 것도 참 기쁜 일.
아직 친해지지 않았는지 서로 안녕만 후딱 하고 가버리는 친구들도 귀엽고(어서 친해지기를 바라)
오빠를 불러보지만 오빠는 저 멀리 친구들을 향해 뛰어가고 그 뒤를 큰 가방 메고 '오빠 같이 가라'며 연신 오빠를 부르며 뒤 따르는 여동생이 안타까우면서도 참 귀엽다.
집 앞이 초등학교 앞이라 개학하니 시끌시끌하다.
그래서인지 집에도 활기가 찬다.
조용한 걸 좋아하면서도 이런 소음은 또 반갑다.
어제는 경량패딩을 입은 아이 목이 휑하길래 손수건을 매어 준다고 하니 "엄마, 나 이제 고학년이야"라는 우리 집 4학년 어린이.
쪼그만 게 다 큰 줄 알고 헛웃음을 치는 게 왜 이리 귀여운지. 심장이 간질거린다지.
오늘 임원 선거에 출마를 위해 다섯 줄이 될까 말까 한 발표문을 연습하고 연습하고.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고모한테 영상 촬영해서 보내고 어떤지 물어보고 핸드폰으로 계속 재촬영을 요구하는 어린이.
지금처럼만 하면 되겠어.라고 하니 엄마 앞에서는 하나도 안 떨리는데 친구들 앞에서는 너무 떨린다는 어린이. 눈을 게슴츠레 뜨고 친구들 얼굴을 자세히 보지 말고 말하면 덜 떨린다고 하니 눈을 반만 뜨고선 이렇게? 하는 어린이.
쫄보가 어떤 마음에서 부회장 선거에 나갈 결심을 했는지. 그저 신통방통하기만 하다.
이 세상 어린이들 모두 새 학년 새 학기를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