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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오기 Sep 18. 2024

글쓰기 100일 수행은 또 다른 훈장

그동안 100일간 매일 글을 썼다

오늘은 나의 글쓰기 100일째 되는 날이다.

그동안 100일간 매일 글을 썼다.


명절을 지내고 책상에 앉아 나의 지난 100일을 반추해 본다.     

글쓰기를 100일을 시작한 시점이 

큰 애가 출산을 하고 한 달도 안 된 즈음이었다.     

직장 다니며, 큰 애와 아이를 봐주는 것만도 버거운 시기였는데 

겁도 없이 100일 글쓰기를 엉겁결에 신청을 했다

사실 늘 '글 쓰는 도넛(김민영선생님)' 모집 공고를 눈여겨보곤 했었다.

매번 이래서 못 하고, 저래서 못 하고 늘 시기가 맞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핑계에 불과했다.

이렇게 바쁜 시기에도 100일 글쓰기를 해 낸 걸 보면.

뭐든 처음 시작은 어렵고 불안하다.           


큰 애 출산과 그이 통풍 발병, 치아 대공사로 인한 총체적인 건강 불균형.

주말마다 지역문화유산에서의 한옥 체험 수업(5~7월)까지 도와주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 와중에 오로지 나를 향한 일은 나의 글쓰기 숙제였다.

주로 전철이나 버스에서 심지어 걷거나 산책 중에도 숙제를 생각했다.

지나고 되돌아보니 힘들었는데 좋았다. 

마무리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뿌듯하다.          


매일 글소재를 생각하고 적은 분량이든 많은 분량이든 끄적이고 있는 모습이 좋았다.

한편으론 글 쓰며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기분이 들었다.

혼자만의 대화랄까? 정말 치유 글쓰기가 맞는 것 같다.

이제 뭐든 맘먹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늘 무언가 쓰고 싶어 했고, 일기처럼 오래 써 오긴 했는데 

별다른 목표의식도 욕심도 없었다.

그저 쓴다는 행위 자체를 좋아했던 것 같고 

쓰면 마음이 편해지는 묘한 쾌락이 있었다.

이젠 좀 정제해서 글쓰기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브런치든 블로그든 지금보다 더 주기적으로 열심히 글을 써 봐야겠다는 결심이 선다.

대신 구체적인 테마를 하나씩 정하고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은 아니지만 선생님과 이 방 님들과 다시 또 이런 도전을 해 보고 싶다.

다섯 문장 쓰기도 관심이 있는데 당분간 쉬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있다.     

100일을 보내면서 나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다. 

나의 업무 이야기.

나와 그이의 병원 이야기 

결혼한 딸과 손주 이야기

주로 우리 부부 이야기.

정말 나의 글쓰기는 순전히 나의 일상이요 자기 고백이었다.          


특히, 혼밥 하는 점심시간이 유난히 좋았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다.

혼자라도 외롭지 않다는 걸 알게 된 시간이다.     


며칠 전 서평계의 4번 타자이신 선생님 신간(서평 쓰기, 저만 어려운가요?/김민영)과 

마지막에 추천해 준 책(오직 쓰기 위하여/천쇄)을 명절 전에 교보로 주문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아직 오지 않았다. 

마지막 글로 선생님 책을 읽고 서평을 적고 싶었는데 다음번 숙제로 남겨두게 됐다.

서점 리뷰로 숙제를 마무리할지도 모르겠다.


나의 글쓰기 100일 수행은 내 인생의 또 다른 훈장으로 자리할 것 같다.

언제 또 이렇게 매일매일 글만 생각하고 글을 쓸 수 있을까 싶다.

대견하고 고맙고 감사하다. 

글을 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아서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어서...        


선생님과 그리고 우리 방 식구들이 가끔씩 생각날 것 같다.

어디 계시든. 무슨 일을 하시든

'남 보다 나를 우선으로 생각하시고 당당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훗날 ‘우리 같은 방에 있었어요’라고 인사할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여기 계신 님들의 이름을 어딘가에서 보게 되면 엄청 반가울 것 같다.

특히 수상을 했다거나 책을 내셨다는 소식이라면 더더욱 반가울 것 같다.

이 방에서 함께한 100일은 평생 잊지 못할 뜻깊은 시간으로 자리할 것 같다.          


'함께라 좋았습니다.

우리 100일 떡 나눠야 하는데... 

커피라도 한 잔 마셔야 하는데 송편으로 대신하는 건가요?     

모두 행복하길 빕니다. 저도 행복할게요'.



          

100일 치유 글쓰기 오픈챗방
'코파일럿-DALL-E-3이 그려 줌'



#글쓰기 100일 도전 #글 쓰는 도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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