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오기 May 14. 2024

큰 애의 출산이야기

딸애가 아기를 낳는데 출근도 하고 집에서 소식을 들어야 하는 웃픈 현실~

큰 애가 수술실에 들어갔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침 6시부터 분만촉진제를 받고 유도분만을 시도하다가 결국 자연분만을 하지 못하고 수술을 선택했다.

사위 말에 의하면 우리 딸이 너무 탈진해서 도무지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든 상태란다.

오죽하면 16시간 진통을 하다가 수술을 선택했을까?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수술을 선택하는 건데 앞 일은 알 수 없으니 늘 무모하게 도전을 한다.

살아봐야 아는 게 인생이든 견뎌봐야 아는 게 출산인가 보다.


아기를 낳는 일은 참 힘든 일이다.

소중한 생명이 우리 곁에 온다는 건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다.


딸아이가 수술실에 들어갔다는 소리를 집에서 들어야 하는 요즘 대학병원의 철저한 보호자 관리 실태가 

오늘은 원망스럽다. 내 딸이 수술을 한다는 데 수술실 밖에서 기다릴 수도 없다니.

내 딸이 아기를 낳는다는 데 친정엄마가 멀쩡하게 출근을 하다니

내가 본 영화와 현실 속 분만환경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코로나 때문인지 대학병원이 원래 그런 곳인 건지.

예전엔 동네 산부인과에서 대부분 분만을 했는데 요즘은 분만하는 산부인과가 보기 드물다.

산부인과 자체도 찾기 힘든 현실이다.


어쨌든 이제 사위가 딸아이의 보호자가 자명하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우리 위치를 알게 됐다.


부디 딸아이가 수술 잘 받고 회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싶다.

어떤 넘인지 손주 놈이 요란하게 세상 구경을 하려나 보다.


집에서 전화나 톡으로 매 시간 상황을 들으며 안절부절못했던 하루

두 초보부모는 얼마나 애가 타고 힘들었을까?

오늘 겪은 시간들을 오래오래 기억하며 아이를 소중하고 단단하게 키워 나갈 거라 믿는다.

그나저나 언제쯤 소식이 오려나?


브런치방에 맨 처음 아가 탄생 소식을 알리고 싶다.


글을 쓰던 중 0시 16분에 아가가 태어났다.

나의 똘망 만나서 반가워~~

앞으로 잘 지내보자.


그리고 나의 큰 딸의 빠른 회복을 소망한다.

큰 딸이 회복됐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제야 잠자리에 들 것 같다.

나에게 소중한 두 아가여~~~





작가의 이전글 큰 애의 출산을 앞두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