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망이 팬클럽

그 어느 유명한 스타보다 똘망이가 슈퍼스타다.

by 따오기


나의 카톡엔 <똘망이 팬클럽>이라는 단체톡방이 있다. 똘망이는 나의 외손주 태명이다. 외손주가 태어나기 몇 분 전, 갑자기 사위가 단체톡방을 만들어 양가 부모를 초대했다. 아이를 기다리던 긴장되던 순간에 엉겁결에 초대된 단톡방에 잠시 멍 했지만 어색할 사이도 없이 바로 세상에 나온 똘망이의 첫 모습이 올라왔다. 얼마나 신기하고 또 오묘하던지 단톡방의 어색함은 금세 사라졌다. 카톡방 이름은 아이 태명을 따서 <똘망이 팬클럽>이 되었다.


사실 사돈 전화번호는 알지만 일부러 저장해 놓지 않고 다른 곳에 특별히 저장해 두었다. 사돈한테 전화할 일은 없을 것 같았고 무슨 일이 있이면 애들 편에 연락하면 될 것 같았다. 아직도 사돈은 가깝고도 어려운 사이니까. 가능하면 모르는 척하고 살고 싶었다 그런데 손자의 탄생과 함께 사돈과 단톡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땐 얼마나 황당하던지~~


큰 애가 출산하고 10분도 안되어 단톡방에 처음 올라온 손주 사진 보고 산모와 아기 건강을 묻느라 단톡방의 어색함은 금방 사라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단톡방이 계속 신경이 쓰였다. 그러나 탈퇴할 수도, 나가기를 할 수도 없는 단톡방이었다. 감히 사돈을 두고 나가기는 예의가 아니니까.


그날 이후 매일매일 손자의 사진과 영상이 올라온다. 손자가 웃을 때나, 아플 때나, 새로운 묘기를 하는 순간을 모두 단톡방에 공유된다. 우리는 매 순간 모두 똘망이를 축하해 주고 신기해한다. 똘망이의 표정에 하트가 남발되고 세상에 아무도 못 하는 기술을 똘망이만 하고 있는 것 같은 특별함에 우쭐한다. 고모 이모 모두 포함 8명이 있는 단톡방인데 우리의 주인공은 단연 똘망이다. 똘망이가 뒤집기를 하면 모두 박수를 치고 대단하다고 축하해 주고, 똘망이가 예방접종을 맞아 아파하면 모두 걱정 해주고 오로지 똘망이가 전부다. 이제는 아예 똘망이 팬클럽회원으로 똘망이 추앙에 진심을 다한다. 우리들에겐 그 어느 유명한 스타보다 똘망이가 슈퍼스타다.


이제 똘망이 태어난 지. 70일인데 100일 때까지 아니, 돌 때까지, 아니 똘망이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까지? 아니 아니, 똘망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양가 가족들은 똘망이를 응원할 거다. 이제야 진정한 팬클럽이 될 것 같은 분위기다. 똘망이가 나중에 이 단톡방을 보면 얼마나 좋을까?. 엄청 웃기고 행복할 거다. 어쩜 과잉보호에 피곤해 할 수도 있으려나?. 행복감을 알기까지는 세월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우리들의 슈퍼스타 똘망이는 진짜 행복한 사나이다.


처음에는 단톡방 개설이 황당했지만 똘망이 팬클럽을 만든 우리 사위를 원망할 순 없을 것 같다. 양가 어디부터 득남 소식을 전해야 할까? 나름 고민한 결과일 테니 말이다. 너무도 영특한 사위 덕분에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리 양가 사돈들은 매일매일 톡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 단 서로의 안부는 거의 묻지 않는다. 오로지 우리의 영원한 팬 똘망이의 안부와 성장을 응원하는 게 우리의 의무다. 그렇게 똘망이 소식을 나누다 보면 우리의 안부도 자연스레 나누게 될 테니 어찌 보면 고마운 팬클럽방이다.


MZ시대 조부모가 되려면 손자를 위해 단톡방 정도는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양가 공평하게 아기 정보를 제공하려고 하는 합리적인 신세대 부모들이니 우리도 합리적이고 세련된 조부모가 되어야겠다. 과거에는 ‘사돈과 화장실은 멀수록 좋다’고 했지만 요즘은 사돈도 화장실도 가까워야 육아에 도움이 되는 세상이다. 이제는 과거 양식에 연연하지 말고 배울 것은 배우고 버릴 것은 버리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야겠다. 손주 덕분에 새롭게 알아가는 게 많아진다.


부디 우리 똘망이가 팬클럽의 관심과 응원으로 무럭무럭 자라길 소망한다.

김똘망 회이팅~~!!



dm.jpg

챗 GPT에게 그려달라고 했더니 저런 그림이 나왔다. 빙-코파일럿( 이미지를 써도 되냐니까 가능하단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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