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내 가장 번화가 중 한 곳인 고잔신도시가 지역구인줄 착각했던 것이다. 고잔신도시가 ‘고잔’이라는 명칭이 담겨있어서다.
대선이 끝난 직후 고잔동과 초지동을 출마 지역구로 정했고, 이름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호조건의 선거사무실을 선점하기 위해 고잔신도시 지역에 임장활동을 시작했다. 사실상 시간 낭비였다. 선거구 상 고잔신도시는 호수동으로 편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설명하려면 법정동과 행정동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행정동은 주민편의와 행정능률을 위해 설정한 행정단위로, 법정동과 구별된다. 공직선거는 행정동 기준으로 치러진다.
안산은 법정동 상 30개 동이 있지만 행정동을 기준으로 하면 25개 동이 있다. 헛갈린다면 가장 구분하기 쉬운 방법이 우리 동네 행정복지센터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된다. 안산에 행정복지센터는 25개뿐이다.
행정동상 초지동의 경우 법정동상 원곡동, 원시동, 목내동, 성곡동을 포함하고 있다. 지도로 보면 안산 내에서는 서남부 쪽 광활한 지역을 포함하고 있는데 공단지역도 모두 초지동 행정센터 관할이 된다.
고잔동의 경우 중앙동과 호수동을 포함하고 있다. 고잔신도시 지역도 고잔동이라고 부른다면 법정동 상으로는 맞는 표현이다. 다만, 신도시 지역인 호수동은 경기도의원 선거에서 제8선거구(중앙동, 호수동, 대부동)로 분류된다.
안산시 법정동 위치도. (사진 = 안산시청 홈페이지.)
각 동마다 경계가 지어져 있지만, 선관위에서조차 특정 구획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게 아니라서 스스로 지도에 선거구를 표기하고 외우는 게 시작이었다. 네이버에 고잔동을 검색하면 법정동 기준으로 구획이 표현된다. 선거운동을 할 때 네이버 지도를 참고하면 다른 선거구에서 내 이름을 알리는 실수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특히 고잔동의 경우 경계 부분에서 헛갈리는 곳이 많았다. 월산장미빌리지, 안산시행복예절관 등을 기점으로 나뉘어져서 가야 할 곳과 가지 말아야 할 곳을 나누는 게 일이었다. 물론 선거 유세차를 돌리다 보면 일정 부분 타 선거구와 중첩되는 곳도 생기기 마련이다.
재건축 이슈가 있는 고잔동은 연립이 대다수였지만, 와동 인근(화랑초 주변)에 다세대 주택을 챙겨야 했고 안산에 오래 거주했음에도 초지동 지역의 오피스텔(이마트 인근)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도 선거운동을 하면서 알게 됐다. 초지동은 10개 단지의 아파트가 있는 신도시 지역과 시민시장 주변(푸르지오 에코단지, 한화 센트럴포레 제외)을 포함하고 있어 빼놓지 않고 챙겨야 하는 곳이었다.
돌아보면 이러한 기본적인 선거구 개념조차 모르고 선거에 뛰어들었다니 부끄럽기도 하다. 물론,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 오로지 본인 몫이다. 출마를 고민한다면 선거구가 어떤 기준으로 획정되고 자신이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사전에 파악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