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릿한 입맞춤

by 영아


무더운 여름 날 아래에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날이야

어깨가 닿을 듯한 골목에서

갈비와 고등어 냄새 사이로

너의 손이 먼저 나를 잡았지

바람마저 스쳐가지 못하게

더 꼭 붙은 채로 껴안고는

무더운 숨을 나누다 생각해

사랑하기 딱 좋은 거리라고

꿈결에 뒤척이다 받은 전화

잠든 마음을 깨우는 목소리

무방비한 웃음이 흩날리며

사랑하기 딱 좋은 시간이네

제철인 대게를 앞에 두고

나를 보며 해맑게 웃는 너

조심스레 다리 살을 발라

내게 건네 준 너를 기억해

신기하기도 하지 때론

불호도 미각이 되어

혀 안으로 천천히

스며드는 거야

저 소금기 어린 비릿한 맛이

코가 아닌 입으로 들어올 때

난 그것으로 사랑이라 부르며

기꺼이 삼켜내고 싶어져

얘야 너와 함께라면

내가 아니던 것들마저

전부 사랑하고 싶어져

게를 내내 멀리했어

껍데기 소리도 비린 숨결도

단 한번도 내 것이 아니었지

그런데 만약 네가

대게로 변해버리거나

홍게로 태어난다고 하면

나는 끝내 너를 삼켜보려해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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