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송이 꽃

꽃가루 흩날리며

by 영아


노려보는 사슴벌레

지나가는 딱정벌레

그 땅 위로 솟은

홀로 핀 한 송이 꽃

아이고 외로워

아이고 쓸쓸해

다들 무척

보고파서 엉엉

시들어가는 꽃 살리러

멀리서 날아오는 꿀벌들

그 침에 찔릴까 봐서

마주하면 울까 봐서

지레 겁먹고 도망치며

가장 먼저 꺼내고픈

그 말, 고마워, 미안해

그 입 떼는 것이 벅차

침묵으로 움켜쥘 때

하늘 위 번개가 먹구름 데려와

내 쪽으로 쏟아붓고 번쩍이며

지그재그로 내리꽂힌 상처는

금방이라도 터질 듯 울컥합니다

누가 나를 꺾었는지도 몰라요

바람이었는지, 내가 나였는지

금방이라도 시들 듯한

그때의 나는 과연

여전히 나일 수 있을까요

아니, 존재해야만 하는 걸까요

누군가 날아와 묻는다면

왜 그렇게 혼자서만 아프냐고

나는 아마 조용히 웃을 겁니다

원래부터 그랬다는 말과 함께

앙 다문 채 입도 펴지 못하고

꽃잎들이 지는 건 억울해요

앙 다물어야 눈물 안 나요

떨고 있는 입술이 무거워요

입 한번 펴보지 못하고 진다는 게

이토록 억울한 일인 줄 몰랐어요

차마 붙은 입을 뗄 수 없기에

글로나마 이 마음을 적어보아요

​​이 송이, 홀로 자라나며

얼마나 아팠을까 하며

이 송이, 홀로 버텨왔을

뒷모습 바라보다 엉엉


꽃 같은 사람인지라

꿀벌이 모일 것이고

꽃 같은 사람인지라

벌레도 꼬이는 거라


틀림없는 꽃이리라

자신에게 읊조리다

터져버린 꽃가루는

사무치게 아름답고


바람따라 떠나가던

그 조각이 다시 돌아와

괜찮다고, 이제 됐다고


그래서 울었다,

그 꽃이 나인 것만 같아

그렇게 아픈 게 아름다워서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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