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구경이 제일 재밌다.
주연은 첫 출근의 설렘이 얼마만인지 두근거려 밤새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후 할 수 있어! 다들 그렇게 시작하는 거지 뭐. 누구나 다 처음이 있었어!’
마트로 향하는 그 길이 어찌나 긴장되고 설레는지 어떻게 도착을 했고 여자 휴게실까지 어떻게 들어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여자휴게실에서 마주한 사람들은 연령대가 다양했다.
거의 40~50대였고 간혹 60대~70대 분들도 계셨다.
새로운 뉴 페이스, 보는 분들마다 주연의 호구조사가 시작됐다.
'아가씨 어디서 왔어? 집은 어디야? 고향이 혜민시야? 결혼은 했고? '
'이런 데서 일할 아가씨 같지 않은데? 마트는 어떻게 왔어? 어디 파트 소속이야?'
주연은 가뜩이나 첫 출근의 긴장감으로 잔뜩 몸에 힘이 들어가 있는데 거침없는 질문세례까지 받으니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주연은 멋쩍은 웃음으로 대충 얼버무리고선 서둘러 휴게실을 빠져나와 곧장 매장으로 향했다.
'아 여기가 와인매장이구나.. 으리으리하다.. ‘
화려한 조명들 사이에 각 나라별로 깔끔하게 진열된 와인들이 너무나 고급스러워 보였다.
프랑스와인, 칠레와인, 미국와인, 호주와인, 샴페인부터 화이트와인까지 종류별로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는 모습들을 보자니
주연은 심장이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
'이런 와인들은 어떤 맛일까? 와인의 종류가 다양한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많은 와인은 처음 봐...'
그때였다.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온 건.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
두 번째 만남이어서일까. 낯선 공간에서 마주하는 익숙한 목소리가 반가웠고 플로러향의 익숙한 향기가 긴장감을 조금 덜어주었다.
하지만 무심코 올려다본 그는 검은 뿔테안경 너머 짙고 긴 눈매가 오늘따라 더 매서워 보였다.
조금 전 반가웠던 마음이 부끄럽기까지 할 만큼.
"오늘은 가오픈이라 고객들이 많을 겁니다. 매장에 신경 써주시고 가급적이면 이동하지 말고 매장 지켜주세요. 그리고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전화 주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 걱정 마세요"
미소 한번, 다정한 말 한번 없이 뒤돌아서 가는 그의 모습을 주연은 한참을 바라보았다.
주름하나 없는 파란 셔츠, 회색 조끼유니폼, 베이지 면바지, 잘 정돈된 머리, 형식적인 말뿐인 그의 모습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
무엇하나 빈틈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도진의 모습을 보고 주연은 앞으로의 나날들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치.. 앞으로 매일 볼 사인데 좀 다정하게 굴면 어디가 덧나나.. '
주 5일 8시간을 봐야 하는 사이인데 어서 친해져서 웃으며 즐겁게 일하고 싶었는데 도진과 그런 사이가 되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구나 싶었다.
툴툴거리며 다시 와인매장으로 돌아서던 찰나,
작디작은 어린 소녀 같은 한 여자가 주연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안녕하세요 ^^ 전 제미니와인에서 나온 이세라입니다 "
"아 안녕하세요 전 글로벌와인 정주연입니다"
제미나와인 이세라는 경쟁사로서 주연과 같은 와인수입사 직원이었다.
그렇다. 이 와인매장에 주연과 경쟁사업체 이세라까지 둘이 근무하게 되었다.
"언니라고 불러도 되죠? ^^"
"아..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
"저 25이요 ^^"
".. 아 네.. 언니라고 편히 부르세요"
검은 슬랙스에 하얀 셔츠를 입고 갈색 머리에 뒤로 묶은 긴 머리칼은 얼굴을 더 뽀얗고 생기 있게 만들었다.
'예쁘다.. '
참 예쁜 친구였다. 동그란 얼굴에 크고 맑은 눈, 체리빛 도톰한 입술이 밝게 웃는 그 친구의 인상을 더 곱고 선하게 만들었다.
"언니! 언니는 꼭 승무원 같아요 키도 크고 엄청 마르셨어요~ 이 일 오래 하셨어요?"
"아.. 아뇨. 전 처음이에요 전에는 병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고요."
"아 정말요? 간호 사세요?! "
"아뇨 성형외과에서 상담했어요"
“와! 말로만 듣던 성형외과 상담실장언니예요? 그런데 왜 여기서.. 너무 잘 어울리는데!”
“이제 지긋지긋해져서요. 세라씨는 와인매니저로 오래 근무했어요?”
“전 4년 정도 했어요 ^^ 재밌어요! “
“아.. 그렇구나 ^^”
“앞으로 잘 부탁해요 언니~^^”
생글생글 어찌나 잘 웃는지. 보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하는 매력이 있는 친구였다.
앞으로 여기 직원들과 친해지려면 주연의 호구조사는 필히 진행돼야 할 듯싶었다.
어디서 왔는지, 전에는 무슨 일을 했었는지, 왜 여기서 일을 하는지 등.. 마음 같아선 종이에 대문짝만 하게 써서 붙여놓고 싶었다.
같은 말을 반복하기 싫을 뿐만 아니라, 병원일은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오픈 10분 전.
유니폼을 입은 마트 직원들은 분주히 왔다 갔다 했고 파트너사 업체 직원들도 각각의 유니폼을 입고서 자기 자리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무전기에선 오픈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발사되었다.
오전 10시 정각. 오픈.
매장입구부터 줄을 선 사람들이 우르르 밀려들어왔고 무빙워크를 타고 지하 식품매장으로 내려오는 인파들로 혹 사고가 날까
안전요원들이 구역구역 배치되어 있었다.
세라는 주연에게 슬쩍 다가와 말을 걸었다.
“와.. 우리 동네 사람들이 이렇게 사람이 많았나? 놀라워요 그렇죠 언니?
동선에 카트반 사람반이에요 "
"그러게요.. 오픈이라 사람들이 궁금해서 많이 찾아온 거 같네요"
“재미겠다! 그죠?”
“네?. 뭐가요??”
"ㅎㅎ 사람구경이요!!! 언니 그거 알아요?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이 사람구경하는 거예요.
사람들 생김새, 입은 옷차림, 짓는 표정, 행동, 말투, 신은 신발, 머리모양등 하나하나 뜯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구경하다 보면요 결국 사람 사는 거 별거 없네 싶거든요? 내 고민들이 저 사람들 고민들과 별반 다를 게 없네 싶은 생각이 들면 지금 가진 고민들이 결국엔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말더라고요 ^^"
"...?.."
"ㅎㅎ 그렇다고요~ ^^"
이 어린 친구는 뜬금없이 주연에게 사람구경을 통한 자기의 위로법을 이야기했다.
‘사람구경이라… 다른 이를 통해 나를 바라보는 방법..이라..’
주연의 어린 시절은 생각만큼 순탄치 않았다. 가부장적이고 이기적이며 생활력마저 없는 아버지 그늘아래서 엄마와 남동생 그리고 주연은 고생을 많이 하고 살 수밖에 없었다. 사업수환이 없었던 아버지였지만 이런저런 사업으로 빚은 늘어만 갔고 전업주부였던 엄마는 그런 빚을 감당하기 위해 처음엔 영업직에서 나중엔 공장으로 한 푼 두 푼 모아 빚을 갚아나갔고 때로는 아버지에게 얼마 안 되는 엄마의 비상금까지 털어주어야 했다.
그런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고팠던 주연은 20살이 되자마자 서울로 도피하듯 떠나버렸고 남은 가족들에게 미 안 함도 보다도 나부터 살고자 했던 마음이 더 컸다.
이제야 돌이켜 생각해 보면 엄마도 남동생도 얼마나 벗어나고 싶었을까..
주연은 서울에서 성공하기보다 그저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더 컸다. 명절이나 어버이날등 고향집으로 향하는 날에는 아버지를 마주할 그 시간들이 너무 두렵고 무서워 내려가고 싶지 않았지만 주연을 보고 싶어 하는 엄마, 주연이 너무나 사랑하고 보고 싶어 하는 엄마가 계시는 그곳으로 주연은 가야만 했다.
그런 날엔 주연은 어김없이 아버지의 술주정을 밤새 들어야 했고, 앞으로 넌 뭐 먹고 살 거냐는 훈계도 들어야 했으며 그럴 바엔 어릴 때 시집이나가라는 망언도 들어야 했다. 어릴수록 시집을 잘간다나 뭐라나..
그렇게 새벽을 지나야 아버진 술에 취해 잠이 들었고 그제야 엄마도 나도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이면 아버진 전날밤에 일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 채 그날 저녁, 도돌이표를 찍듯 반복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주연의 서울 생활도 고되긴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피부샵에서 월 70만을 받고 하루 14시간, 주 6일을 3년 동안 근무하면서 일을 배우고 익혔다.
그러다 운 좋게도 고객이었던 성형외과 원장님과 인연이 닿았고 주연의 싹싹함과 성실함을 높이 평가하셔 병원을 소개해주셨다.
주연은 소개받은 병원에서 다시 막내부터 시작해 수술실 어시스트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 어느덧 대형 성형외과 상담실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주연은 20살부터 30살이 될 때까지 단 1번의 여행도 가지 못한 채 열심히 일만 하고 살았다. 물론, 제대로 된 연애도 하지 못했다. 열심히 일해서 열심히 돈을 모아나 가면 또 열심히 사기까지 당해주었다. 처음엔 친하게 지내던 언니, 친하게 지내던 동료간호사, 친하게 지내던 고향동생, 그리고 주연을 사랑한다며 다가온 남자에게까지. 주연은 거절하는 법을 몰라 어렵다 하면 무조건 도와주고 봤다. 그렇게 사기당한 돈만 몇 천만 원.
그 돈을 고스란히 엄마에게 주었더라면 적어도 엄만 돈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주연은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돌보았던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남들을 위한 인생 말고, 자기를 위한 인생을 살았던 적이 있었는지, 온전히 자기를 위한 삶을 살아내려 애를 써본 적이 있는지.
주연은 병원을 그만둔 뒤 1년여간을 자기를 위해 시간을 할애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던 해외여행도 가보고 늦잠도 자고 책도 읽고 온전히 자기를 위해 시간을 보냈다 자신했다. 하지만 말하지 못할 헛헛함과 공허함이 늘 주연 곁을 맴돌았다. 분명 자기가 바라던 시간들이었는데.. 분명 행복하고 즐겁다 생각했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 결국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있었다. 그렇다. 주연은 그 시간들이 행복하지 않았다. 허면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 걸까? 무엇을 해야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았다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해야만 하는 일들 말고, 간절히 원하는 일들은 무엇일까..
-이도진-
오픈 1시간 전, 건물 4층 흡연실에서 재민과 진현 그리고 준희까지 4명이서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태웠다.
“형! 봤어? 봤어?? “
도진 곁에서 흥분한 재민이 말을 건넨다.
“뭘”
“아잇 와인 직원 봤냐고! “
“어 왜”
“이쁘지 않아?! 몇 살이래? 남자 친구는 있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재민은 주연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해서 주연의 관해 도진에게 물었다.
“선배가 직접 면접 봤다면서요~ 남자 친구 있는지 좀 물어보시지 “
옆에서 커피를 마시던 준희까지 보태어 이야기한다.
“미친놈들. 면접자리에서 남자 친구 있냐고 물어보는 미친놈이 어딨냐? 정 궁금하면 직접들 물어보시든가 “
도진은 관심 없다는 듯 핸드폰만 보며 담배를 태운다.
“전 좀 무섭게 보이던데;; 되게 까칠해 보이지 않아요?”
준희가 한마디 보탠다.
“그런 사람들이 속은 의외로 순하고 착해 임마~ 도진이 형 봐라! 생긴 거랑 달리 얼마나 순허냐~~
어찌나 순한지 저 나이 먹도록 여자 친구도 없이 일만 하고 살지”
“미친놈 그 입 안 다물래?”
유일하게 도진을 놀릴 수 있는 사람은 재민이었다.
도진은 37살이 되도록 연애라곤 딱 2번 해본 게 전부였다.
여자에게 크게 관심이 없던 것도 있었지만 도진은 늦은 입사만큼 일에 더 집중하기 바빴고
좀 더 나은 위치에서 자리 잡고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나은 아들로서 살고 싶었기 때문에.
도진의 아버진 경찰공무원으로 퇴직하신 지 이제 3년 정도 되셨고 어머닌 전업주부셨다.
도진의 부모님은 늘 도진에게 하루라도 빨리 연애도 하고 결혼을 서둘러라고 잔소리를 하시지만 도진은 결혼은커녕, 연애조차 할 생각이 없었다.
“아 맞다! 형 소개팅 안 할래? 와이프 선배 중에 괜찮은 분이 계시는데! 형이랑 은근히 잘 어울릴 거 같더란 말이지~”
재민이 도진에게 소개팅을 주선한다.
“싫어”
“아 왜! 그러다 혼자 늙어 죽을래?! 누가 결혼하래? 연애만 해보라고 연애만!! 아니 그냥 만나기만 해 봐!”
“싫어"
“아 왜!!!”
“싫어"
재민은 뒷 목을 잡으며 무심하게 핸드폰만 쳐다보는 도진에게 쏘아붙이듯 말을 했다.
“형!!”
“싫. 어.”
곁에 있던 진현과 준희는 그저 그들의 톰과 제리 같은 모양새가 우스울 따름이었다.
그때 진현은 도진에게 진심으로 물어본다.
“선배는 왜 연애 안 해요?"
“시간 아까워.”
“아 형! 연애가 어떻게 시간이 아깝냐~! 제대로 된 여자를 못 만나봐서 그래! 그러지 말고..”
“싫. 어.”
“저.. 이… 말꽁호랑무 쭈글탱이 아저씨야!!!!!!!!”
재민은 바짝 약이 올라 도진에게 욕만 쏙 빼놓은 비속어를 마구 퍼부어댔다.
차마 선배라 욕은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도진은 그런 재민이 귀여운지 피식 웃어 보였다.
“흠.. 선배. 혹시 선화선배 때문에…”
그때, 준희는 도진에게 절대 꺼내어선 안 되는 그 이름을 꺼내고야 말았다.
“…..”
도진은 마시던 커피를 조용히 내려놓았다.
“박준희! 조용히 안 해?!”
재민은 준희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도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려가자. 오픈시간 다됐다.”
최선화.
입사 5년 차, 도진이 서초점에서 일할 당시 신입사원 최선화의 사수였고, 다양한 업무들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도진보다 10살이나 어린 선화는 예쁜 얼굴만큼이나 예의도 바르고 책임감도 강해서 맡은 일을 다 끝내기 전에는 절대 퇴근도 하지 않은 성실함도 보여주어 도진이 꽤 아끼던 후배였다.
그리고 도진이 처음으로 마음을 준 유일한 사람도 바로 최선화였다.
물론, 선화가 먼저 도진에게 거침없이 다가왔고 도진은 그런 선화가 싫지 않았다.
도진의 마음을 끌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예쁜 얼굴만큼 예쁜 마음씨였다.
선화는 고객들 한 명 한 명 응대에 소홀이 하는 법이 없었다. 무거운 짐들을 주차장까지 올려달라고 하면 선화는 찡그리는 표정 한번 없이 언제나 웃으며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서슴없이 했다.
그런 선화를 바라보는 도진은 더욱 마음이 끌렸고 끝내 두 사람은 인연에서 연인으로 발전했다.
도진의 인생에서 절대 없을 거라던 회사 CC가 그렇게 탄생된 거다.
두 사람은 몹시 잘 어울렸다. 누구나 다 인정하던 선남선녀커플이었다.
도진의 훤칠한 키와 매력적이고 잘생긴 얼굴, 성격 또한 거침없는 듯 하나 자기 여자에게만은 한없이 다정했고 애정 어린 말들과 표현까지 회사 모든 여자들이 탐낼 만큼 멋진 남자였으며 선화 또한 어린 나이임에도 반듯한 품성과 뽀얗고 예쁜 얼굴만큼 고운 마음씨는 모두가 다 인정할 만큼 매력적인 여자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관계는 모르는 사람 없이 모두가 다 인정하고 부러움 사는 롬마트 공식커플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사람들은 두 사람이 결혼까지 갈 거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의 결혼을 누구보다 바라고 응원하던 이들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공식적인 이별을 선언하게 된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물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은 당연하지만, 그들의 만남만큼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연애전개에 다들 큰 충격에 빠졌다.
두 사람의 이별소식은 한동안 모두의 입방아에 올라 씹기 좋은 가십거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이별은 어떤 이유 때문인지, 그들만 알 뿐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