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 끝나고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에
방사선 치료를 하러 갔다.
수술상처를 볼 자신이 없어서 씻는 것도 조심조심하던 시간을 지나 방사선 치료가 시작됬다
우선 손이 위로 올라가는지를 확인하고
"팔올려보시겠어요? 잘안올라가면 운동하고 다다음주 부터 할까요?"
"아니요 저 할수 있어요(치료 빨리하고 싶어서 팔을 더 찢어보았다^^;;)
방사선후 팔에 부종이 올수 있어 양팔의 사이즈를 쟀다. 다행히 아직 팔사이즈는 괜찮다고 했다.
방사는 20회 ,방사부위는 예방적으로 가슴 겨드랑이 쇠골 목부분까지 방사를 할 예정이고 몇회정도는 암이 있었던 부분에 집중 방사 한다고 했다.
우선 진료 후 바로 모의방사하는 곳으로 갔다.
가슴 위에 ct기계에 들어가서 모의방사를 하고 몸에 그림을 그려주셨다. 남자 방사선사가 그려줘서 뭔가 민망했지만 나는 환자니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었고 치료가 끝날때까지 적응이 됫다 안됫다 했당~
몸에 그려진 선은 중요하기 때문에 지워지지 않게 샤워해야 한다고 했고 선을 피해 요리조리 씻기 신공을 펼쳤지만 결국 땀에 많이 지워져서 방사기간동안 몇번씩 선을 수리해야 했다.
그렇게 방사치료를 준비하던 어느날...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내 암부위가 왼쪽인데 심장이랑 가까워서 심장독성이 생길 수 있으니 토모방사로 바꾸어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토모는 마스크도 제작해야 한다.ㅠ) 다른 방사는 5~10분 정도 소요되지만 토모는 20~30분 정도가 걸린다. 아 ㅠㅠ나는 또 뭐 하나 쉽게 되는 게 없구나ㅠㅠ 속상했던 마음도 잠시! 마음을 고쳐먹으니 심장에 무리가지 않게 해주는 거라 더 길게 해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 졌다.
그렇게 매일매일 저녁 7시쯤 방사를 하러 다녔다.
(가끔 오전에 하기도 했지만 저녁때 가면 사람이 많이 없어서 좋았다^^)
가족들은 내가 마음이 힘들까 봐 매일매일 동행해 줬다. 혼자 였다면 더 우울하고 힘들었겠지만 가족이 있어 수월하게 그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다.
토모방사를 하는 과정은
CT처럼 생긴 기계에 누우면 방사선사님이 몸에 그린 그림을 맞춰서 자세를 잡아주시고 제작한 마스크를 고정하고 몸을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20~30분 정도 누워있는 것이다. 다행히 아픈 건 없지만, 오랫동안 한자세로 있다보니 호흡을 잘못해서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을까 조심조심 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씩 방사선 교수님을 만나고 부작용을 체크하는데, 약간의 두통과 열감이 있어지만 다행히 치료기간동안의 부작용은 심하지 않은 편이였다. 하지만 방사선이 모두 끝났을 무렵에는 갑자기 피부는 더 건조해지고 붉게 타기도 했고, 껍질이 벗겨지기도 했다.
사실 그 당시에는 항암부작용이 센시기여서 방사 부작용은 신경도 안 썼는데 시간이 흐르니 팔도 잘 안 올라가고 가슴도 붓고 피부는 검게 그을리고... 요것도 만만치 않는 치료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다행히 무서운 방사폐렴 없이 잘 지나갔다
방사를 하러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이 대기해 있는 걸 보며 아픈 사람들이 참 많다는 사실에 헛헛했다. 다들 이렇게 아픔 하나씩 가지고 사는 게 인생인가 보다
방사가 끝나면 얼굴에 씌어진 마스크 때문에 얼굴은 항상 벌집피자가 되었지만 나는 또 그 시간을 잘 견뎠기에 스스로가 참 기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