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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비 Aug 15. 2023

수술결과… 일상 찾기

난 참 게으른 구석이 있다 처음에 암에 걸렸을 땐

기록도 열심히 해야지 했는데... 일상을 살고 몸이 너무 아프다는 핑계로....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지낸 시간들이 많았다. 또다시 우울했고 어떻게 앞으로 살아야 할까는? 물음! 동시에 이제 방사선치료를 시작하고 끝나게 되면 원래 나의 삶으로 다시 돌아가야 되는데, 암이전 삶으로의 복귀가 많이 두렵고 무섭다.

수술 후 결과를 듣던 날 다학제를 했다 나의 주치의 신외과 내과 병리과 방사선 선생님이 모여 수술결과와 치료방향을 듣던 날 긴장해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얼마 전 허투재검?(조직검사를 다시 한다고 연락 옴)때문에 혹시나 암타입이 공격적으로 바뀌었을까 봐 너무 걱정했는데 다행히 원래 내가 알고 있던 호르몬양성 유방암이 맞다고 했고 항암을 했지만 암이 다 죽지는 않아서 여전히 2기이고  많이 걱정했던 림프에는 미세전이 1개가 발견되었다고 했다(항암 중 우려하고 걱정했던 부분이 사실이 되었지만 그나마 미세 전이라 감사했다ㅠㅠ 치료가 더 늦어졌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르겠다 ㅠㅠ)


그리고 내과 선생님께서 더 이상 항암은 하지 않을 거란 얘기에 깊은 안도감이 들었다.


대신 한 달에 한번 졸라덱스와 페마라로 호르몬치료 5년 처방을 받았다. 이제 곧 방사시작인데 방사선치료까지 마무리되면 표준치료가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이 순간이 오면 한없이 기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다. 우선 항암후유증이 폭발하는 시기란 걸... 이전엔 알지 못했다.


수술 후 가장 심하게 부은 몸과 발이 조금씩 부기가 빠져 안심했지만 손가락이 새벽마다 굳어 뻗뻗해졌고 한 자 세로 잠을 자면 온몸과 뼈마디가 굳어 소리 지를 정도의 통증이 새벽마다 계속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굳은 손가락을 젬젬 하면서 풀어줘야했고 호르몬제 복용과 졸라덱스 덕분에 관절이 안좋아져서 다리를 절뚝절뚝!! 하지만 긍정적으로 잘 버텼는데...

무한긍정이었던 내가 자꾸 가라앉는다.

그동안 내가 받은 은혜와 감사가 수면 아래로...

자꾸 예전에 나로 아프기 전에 나로...

돌아갈까봐... 힘든일 스트레스 잘 극복하고 관리할 줄 알고 나를 좀 더 사랑해 주기로 했는데, 나한테는 좀 더 관대해지기로 했는데...

나의 발병, 뉴스에 보이는 여러 사건사고등을 보며 어쩌면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있는 것이 기적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말이 나에게 공감을 일으켰다. 내가 살아있는 오늘이 기적이고 감사일수 있음을 기억하고 살기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선물로 여기고 의미 있게 살기! 자꾸 쳐져있고 포기하지 않기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나를 토닥일 줄 알고 소중히 여기는 연습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주님이 주신 오늘 그리고 감사와 은혜 잊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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