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치료가 끝나고 나는 모든 치료가 끝남에. 너무 감사했다. 3월 한 달 동안 못 먹었던 초밥도 먹고 게장도 먹고 이 모든 치료가 끝났다는 사실이 너무 감게 무량했다.
사실 언급했던 것처럼 오히려 모든 항암수술 방사선이 끝나고 몸은 더 좋지 않았다. 새벽마다 뼈가 굳는 것 같은 기분 나쁜 통증에 새벽에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면 무언가 붙잡지 않으면 안 됐고 손가락이 뻗뻗해져서 따뜻한 물에 손을 풀어주지 않으면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었다
한 번은 언니가 생일을 맞은 나에게. 출근하며 립스틱을 사서 내 손에 쥐어주려고 하다가 손가락이 너무 아파 으~악 소리를 질러 화들짝 놀랐던 일도 있었다.
하지만 치료가 끝났으니 이제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3월에 혈액종양내과 진료를 받으러 갔는데
갑자기 내게 "버제니오라는 약이 있어요. 보험이 안돼서 한 달에 190 정도 드는 약인데 재발전이 고위험군이 예방적으로 먹을 수 있어요 이건 선택이라 한번 고민해 보시겠어요.?" "이건 항암약인가요 부작용이 심한가요?""약을 먹게 되면 설명드릴게요." 엄마랑 가벼운 마음으로 간 진료에서 후항암을 권유받았다.
분명 다학제 진료할 때는 항암을 더 안 한다고 했는데... 나는 고위험군인 건가.... 게다가 약값이 너무 후덜덜이었다. 만약에 약값이 저렴했다면 부담 없이 먹겠다고 했겠지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고민해 보겠다고 하고는 집에 와서 언니와 엄마와 의논을 했다
나는 혹시나 머리가 또 빠지면 어떡하지(다행히 아직 까지 탈모 부작용은 없다) 또 많이 아픈약이면... 어쩌지 라는 생각에 쉽사리 결정은 하지 못했다.
나는 그냥 더 아프기 싫었고 비용도 너무 비쌌기에 먹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언니는 혹시나 내가 재발이 되어 더 큰 고통을 겪을까 봐 강력하게 이약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약 먹고 또 아픈 건 나잖아 치료비를 감당해야 하는 것도 결국 나잖아 안 하고 싶어 정말 ㅠㅠ."
하지만 울면서 때론 강력하게 너에겐 큰 기회라고 말하는 언니 "하나님이 너를 살려주시려나 봐 그러니까 이 신약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지(이약은 원래 4기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인데 비급여로 2~3기에게 승인이 난지 얼마 안 되었음)"
버제니오를 결정하러 가는 그 자리에 언니가 함께 갔다 혼자 가서 혹여나 먹지 않겠다고 할까 봐 내 입막음을 위해 함께 동행해 주었다
버제니오의 가장 큰 부작용은 설사라고 했다. 무려 300 가까이 되는 비용을 지불하고 먹기 시작한 버제니오 (버제니오를 선택하면 내가 먹고 있는 페마라와 루프린 주사가 비급여로 바뀐다고 한다) 한 일주일간은 부작용 없이 고요했지만이후 폭풍 설사가 시작 됐다 엄마랑 호수공원에 산책을 갔다가 5~6번 화장실을 갔고 어느 날은 혈변이 하루종일 멈추지 않아 결국 응급실에 갔다. 각종 검사 후 장 근처에 생채기가 난 에피소드로 이소동은 끝이 났지만 주사항암 때도 안 갔던 응급실에....가게 한...버.제.니.오. (지사제 챙겨주신거 안먹은 내 잘못이기도 허다)
다행히 150에서 100으로 용량을 줄인 후에는 다행히 이전보다 설사 횟수도 줄어들었고 차츰 적응해 갔다. 언제 신호가 올지 몰라 약속은 꼭 화장실을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사람들은 만나곤 했는데... 약 복용한 지 5달이 지난 지금 많이 적응한 듯하다. 이약은 나를 살리는 약이고 혹시나 내 몸속에 조그마한 암시키가 돌아다닌다고 하더라도 샤샤샥 잘 없애주겠지!!!!!
첨언: 하루빨리 버제니오도 급여가 되어서 많은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우들이 먹을수 있게 되면 좋겠다. 정확히 어떤 기준에 처방되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고위험군 조기유방암 환자들이 처방받을 수 있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재발전이율 30프로를 낮춰주는 좋은 약이라고 한다. 급여가 되면 사람들이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쉽게 선택할수 있게 되지 않을까 ㅠㅠ 나도 막상 버제니오를 먹기로 결정했지만 이약 덕분에 복직이 조금 앞당겨진것도 사실이다...
내가 먹는 버제니오도 그리고 엔허투 등 효과가 좋은 항암약들이 하루빨리돈에 대한 부담 없이 환자들이 먹을 수 있게 되면 좋겠다. 물론 모든 약을 급여화하기엔 정해진 예산의 한계가 이 있을테지만 ...그래도...좋은약들이 하루빨리 급여화 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