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후 유방암 교육을 받으러 갔을때도 수술전 동의서를 받기전 의사선생님이 림프제거 수술후 팔에 부작용으로 림프부종이 올수 있다고 했다 "혹시 사진 보셨어요?""아니요" "진짜 심하면 코끼리 팔처럼 부을수 있어요?""네에???"<껄껄>
유방암 환자들에게 또다른 두려움은 바로 혹시 찾아올지 모르는 부작용인 림프부종이다.
그래서 수술한 팔에 절대 채혈금지 혈압금지에 무거운걸 들어서도 안된다고 수술후 끊임 없이 듣곤 했다.나역시도... 림프부종이 오지않게 하기 위해 수술한 왼팔을 절대 사용하지 않았고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았으며 공주님 팔처럼 왼팔을 아주아주 아껴주기 시작했다.그렇게아끼다못해 운동도 절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사단이 나고야 말았다!
비가 추적추적 오던 어느 날...잠깐 멈춘 비에 가지고 있던 우산과 서류를 왼팔에 걸쳤는데...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환자들 사이에서 절대 걸리면 안되는 부작용 중에 하나가 아니었던가? "저는 진짜 팔도 아껴쓰고 조심조심 했는데요" "환자분 잘못이 아니에요 림프도 많이 떼었고 방사선도 했고 부종이 올수 있는 확률이 높은 상황이에요." ...난 또 좌절했고 마음이 철렁 내려 앉았다. 그리고 의사선생님은 팔스타킹을 처방해 주셨고 엔테론이란 약과 잼잼 운동 손돌리기 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했다...
그리고 진짜진짜 아프다던 핵의학과 림프 진단검사도 예약되었다.
집에 가서는 또 한없이 우울했다 도다체 왜 나쁜 부작용은 모두 당첨인건지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
그렇게 슬픔도 잠시 팔스타킹 생활이 시작되었다~
너무 더운 여름! 팔이 더이상 붓지 않음 좋겠다는 마음으로 더워도 땀이나도 계속 스타킹을 끼고 생활했다. 사람들을 만나러 갈때도 팔스타킹을 차고 만났다. 뭔가 점점 달라지는 외모의 팔스타킹까지 차니 암환자 티를 팍팍 내고 있다는 생각에 속이상했다...
아침일찍 림프부종진단 검사를 하러 핵의학과에 갔다. 두시간 넘게 걸리는 검사라고 했고 CT같이생긴 검사기계에 누웠더니 "검사설명은 들으셨어요?.""아니요~~~~."들어본적이 없다고 했더니, 친절히 검사 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손가락에 엄지랑 두번째 손가락 사이와 두번째와 세번째 손가락 사이 양쪽 손에 동시에 주사로 약품을 넣고 림프의 움직임을 찍는 검사이고 약이 들어갈때 쫌 아플꺼라 했다.
그리고 네번?정도 15분정도 소요되는 검사를 시간차를 두고 찍었다. (왼쪽 가슴을 수술해서 채혈 혈압 안되는왼쪽에 주사 맞는거 괜찮냐고 물어보니혈관이 아닌곳에 맞는거라서 괜찮다고 했다.)그리고 주사를 동시에 맞았는데 바늘 들어갈때보다약이 들어갈때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으악하고 소리질렀다...
그렇게 양쪽에 두번 총 네번의 주사를 맞고 검사를 시작했다. 8시 20분쯤 시작해서 10시 20분쯤 검사가 끝났고 중간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어서 몇시까지 오세요라고 이야기해주셔서 중간에 화장실도 가고 바람도 좀 쐬고 올수 있었다.(그래도 생각해보면 다 참을만한 통증이었던것 같다. 엄청 겁먹었지만 잘 끝나서 다행이었다)
그리고...다시 찾은 재활의학과... 인바디랑 부종검사를 받고 진료를 받았다.
우선 핵의학과 검사를 보여주셨는데
오른쪽은 림프액이 무지 잘흐르는 반면 왼쪽(부은팔)은 림프액이 하나도 안보여서 너무 놀랐다. 그래서 곽청술 한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좌절하려던 순간 시간차를 두고 관찰한 화면에서 림프가 조금씩 올라가고 겨드랑이쪽에 동그라미 림프?한개가 나타났다(건강한 오른쪽은 동그라미 두개로 림프가 보임) 그리고 지난번에 부종검사 했을때보다 팔의 붓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셨고
치료하면 더 좋아질수 있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주셨다 ㅠㅠ
그리고 내팔 두개를 비교해서 만져 보더니
집이 어디냐고? 아주 가깝다고 얘기드렸더니 그럼 2주간 매일매일 와서 붕대치료를 받자고 했고, 이게 제일 효과가 크다고 하셨다
림프 마사지도 여쭤봤는데 그건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림프 마사지 해주는 사람이 많이 없고 효과가 1시간정도 일수 있어서 우선 센치료인 붕대치료를 시작하기로 했다. 아직 휴직중이여서 매일매일 병원 갈수 있는 상황이 너무 다행이었다.
오늘 나아질수 있다는 희망적인 이야기에 너무 감사했고 진짜 림프가 안올라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경각심이 느껴졌다.
이미뗀 림프을 다시 이어붙일수 없는 이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이만하면 다행이공 그래도 빨리병원가서 치료받을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렇게 나는 10번의 치료를 시작했다. 아침에 재활의학과에 가서 공기압 마사지, 림프마사지 후 팔에 붕대를 칭칭 감았다.<22시간 유지해야해서 아침에 감고 다음날 붕대를 풀고 바로 병원에 가서 붕대를 다시 감는 일정이었음> 처음에는 팔이 저리고 피가 쏠려서
너무 아팠지만 이것도 차츰 적응이 되었다
저녁엔 붕대를 낮에는 스타킹을 차며
내 부종이 가라 앉기를 고대했다
그리고 감사한 희소식은 부종이 많이 개선되었다는 사실이다. 현재 다시 일을 시작한 시점에서 계속 팔을쓰니 여전히 붓는 것 같아 무섭기도 하지만
처음에 갔을때보다 좋아졌고 앞으로 조심조심 하다보면 더 나아질꺼라 생각한다.
처음에 암치료를 시작 했을때는 암만떼면 내삶은
예전으로 돌아갈꺼라 생각했다 사실 그래서 희망을 가지고 버티고 버텼다...
하지만 짧아진 머리와, 예전같지 않은 몸, 그리고 림프부종....생각보다 암환자가 지고가야하는 짐은 몹시 무겁고 또 무거웠다...
우리 주치의 샘에 유튜브를 보다가
암경험자는 "낙타가 물에 잔뜩 흥건히 묻은 솜을 어깨에 지고 사는 거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다.
하나님은 나에게 이런 시련? 아니 왜 이런 경험을 허락하신걸까 ...아직도 나는 잘 알수 없다...
뭔가 젊디젊고 앞날이 창창한 내가 한순간 모든걸 잃고 꺽여버린 꽃이 된것 같은 이기분에 순간순간 울컥할때가 많지만...
그래도 나 씩씩하게 잘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내 이야기가 희망이라기 보다는 저 사람도 그랬구나 나도 그랬는데...때론 사회에서 만나는 암경험자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알리고 싶었다. 다들 힘들고 배려가 부족한 세상에서 그래도 좀 돕고 배려하며 암환자도 함께 가자고 이야기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