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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KEUFeeLMYLOVE Dec 31. 2023

2023년 읽은 책 142권

연말정산을 책으로 합니다

내 기억 속의 '책'은, 컵라면을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익혀주는 도구였다. 그뿐이었다. 어렸을 때는 책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는 것보다는 놀이터에서 새로운 기구를 탐구하고 어떻게 하면 '더 신나게' 놀 수 있을까를 연구했다.


종이책보다는 까슬까슬한 모래의 촉감이 더 익숙했던 내가 책에 빠진 커다란 계기가 있다. 여기서 이 이야기까지 적으면 너무 길어지므로 다음에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책을 읽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수많은 장점들 중 가운데 하나는 '나를 알아가는 일'이다. 나랑 친해지는 것이다. 나에 대해서 잘 안다고 자부했는데 사실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새로운 책을 읽을 때마다 또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나는 그동안 내 마음의 풍경이 어떤지 모르고 살았다.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색을 들여다보고 칠할 곳은 칠하는 중이다. 내 마음속 텅 빈 곳이 없도록.



그렇게 빈 곳을 찾아 색칠을 하다 보니 2023년에 내가 읽었던 책은 약 142개다. 독서 어플을 기준으로 하여 이 데이터는 정확하지는 않을 수 있으나, 내가 완독 한 책을 어플 책장에 따로 넣은 게 100개가 넘고 종이책도 절반 정도 읽었으니 얼추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1년 8760시간 중, 241시간 45분을 책을 읽는데 썼다.


내가 읽었던 142개의 책은 41개의 글이 되었다. 책 읽는 습관 속에 살다 보니 덕분에 창조하는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글로 쓰면 책의 감동이 더 오랫동안 간직된다. 느낌만 그런 줄 알았는데 정말로 전두엽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글쓰기를 하면 전두엽이 활성화된다!


무언가 창조하고 있을 때 뇌의 창조 센터인 전두엽이 활성화된다. 전두엽은 인간의 신경계에서 가장 최근에 진화되었으며 뇌에서 적응 능력이 가장 뛰어난 부분이다. 주의, 집중, 관찰 그리고 의식을 관장하는 곳으로, 뇌의 CEO 또는 의사 결정자라고 할 수 있다. 전두엽은 가능성을 추론하고, 확고한 의도를 입증하고, 의식적인 결정을 내리고, 충동적 감정적인 행동을 조절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곳이다.


따라서 글을 쓰는 사람들은 의식적인 결정을 내릴 확률이 높고, 감정적인 행동을 조절하며, 새로운 것을 항상 배우는 삶을 사는 것이라 해석할 수도 있겠다. 또한 전두엽의 주요 기능 세 가지가 있는데 1) 메타인지, 2) 새로운 나를 창조하기, 3) 집중력 향상이다. 책을 읽고 글을 계속해서 쓴다면 이 세 가지의 효과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1년 동안 읽었던 책들을 다 기억할까?


책만 읽은 것보다 책을 읽고 글을 쓴 것들이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 듯하다. 기억이 흐려질 때쯤 쓴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면 금방 그날의 날씨로 돌아간다.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 기억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내 안에 표기할 수 있는 감정의 이름표들이 많아진다. 그랬더니 점점 내 안에 있는 집이 커지는 것 같다. 우리가 넓은 평수에 살고 싶듯이 기억이 많으면 한 개인이 살고 있는 정신적 환경 또한 광대해진다. 단순히 넓고 커지는 것을 넘어서 나중에는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경기까지 오르게 된다. 판단이 정확해진다. 수평선 위로 올라가 완전히 새로운 풍경을 본다. 나도 곧 커다란 풍경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




책을 읽는 목표가 있는데, 글로 읽고 끝이 아니라 나의 경험에 녹여내는 것이다. 지식에서 경험으로 다시 지혜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새로운 지식을 얻고 새로운 경험을 할 때 새로운 느낌(감정)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여전히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2024년에도 노력할 것이다. 어떤 지식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 지식과 경험 그리고 지혜를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어서 더욱 기쁘다. 덕분에 아주 알찼던 잊지 못할 2023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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