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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KEUFeeLMYLOVE May 23. 2023

그깟 짐볼 때문에 내가 웃을 리가

... .. ㄲ.. 꺄.. 꺄르르 꺄르르르륵

내가 꼽아보는 필라테스의 효과는 대표적으로 6가지가 있다. 행복감 향상, 체력 증진, 유연성 향상, 조화 증진, 집중력 개선, 스트레스 감소이다. 이중 행복감 향상은 그 방아쇠가 가장 먼저 당겨지는 효과다. 나에게만큼은.


필라테스는 육체와 정신을 훈련시키는 운동법이다. 필라테스 창시자 조셉필라테스가 단호히 표현하였듯 원래 형태의 필라테스는 삶의 모든 측면에 통합되도록 고안되었다.


책에나 나올 법한 효과를 몸소 체험해 보자.



누가 말 걸면 무표정으로 쳐다볼 것만 같은 꿀꿀한 기분일 때도 어김없이 예약되어 있는 수업에 참여한다. 분명 수업 시작 전에는 미동도 없는 표정이었는데, 도중에는 마스크로도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입꼬리가 올라가고, 끝나면 미소를 한가득 머금고 나온다. 왜?


· 감정은 느끼는 것이 아니다.

→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몸만큼 커다란 짐볼 위에 앉는다. 무게중심을 잘못 잡아 휙- 하고 좌우로 떨어지지 않도록 집중한다. 위아래로 바운스 바운스한다. 처음에는 잘 모르는데, 계속 움직여보면 마치 트램펄린처럼 통통 튀어 오르는 게 은근히 재밌어지기 시작한다. 짐볼 위에 앉은 채로 제자리 점프를 한다. 동시에 팔 동작을 추가한다. 하늘 위로 뻗었다가 W모양으로 만들어 날개뼈를 모아준다. 이어서 다시 손을 짐볼 아래를 터치했다가 또 W를 만들러 간다. 여기서 점점 더 역동적인 동작을 추가한다. 스피드는 더욱 빠르게 올라간다. 올라가는 스피드만큼 입꼬리도 올라가기 시작한다. 마스크 사이로 웃음이 새어 나오고 나중에는 꺄르르 꺄르르 빵 터지게 된다. 보이지 않는 공기 자체가 즐겁다. 웃음이 점점 퍼져 전염된다. 나중에는 강사님과 그수업을 듣는 회원 모두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는 발견할 수 있다.


· 짐볼 위에서 '움직이기만' 했는데 왜 행복할까?

→ 감정은 자극에 대한 몸의 반응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갓 태어난 아이도 불쾌한 냄새를 맡으면 찡그리고, 뱀을 보고 무섭다면 뒤로 물러선다. 뱀이라는 자극에 대한 내 몸의 반응이 감정인 것이다. 이렇게 감정과 행동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포브스 Forbes〉가 선정한 ‘50세 이하 최고 부자 50인’에 이름을 올린 자수성가 억만장자 애드 마일렛의 말을 조금 빌려 더 들어가 보자.

왠지 사진에서도 느껴지는 강인한 몸과 마음.

애드 마일렛은 인생의 모든 건 '신체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우리는 감정을 행한다.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라 행한다. 다른 말로 하면 기쁨은 실제로 행동이다. 그냥 감정이 아니다. 기쁠 때의 호흡, 기쁠 때의 '움직임' 등이 있다. 호흡이 빨라지고 뛰거나 하는 등의 '행동'이다.


우울감과 슬픔도 행동과 관련이 있다. 호흡이 얕아지고, 등을 구부리게 되고, 어깨가 축 쳐진다. 심지어는 밥맛도 없어진다. 행동으로 보이는 그 사람의 뒷모습만 봐도 슬프고 무기력한 줄 안다.


이것은 도파민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전이고, 신경 시스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기 전이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곧 감정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몸을 활발히 움직이고 걷고, 달리고, 점핑잭을 하는 등의 운동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우울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동시에 행할 수가 없다. 몸이랑 감정이 연결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쁨이 넘치게 움직인다. 행복한 사람처럼 움직인다. 이 모든 것이 기쁨의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는 동시에 우울한 감정이 생길 수 없다. 그러니 가장 빠르게 우리의 행동과 감정을 바꾸는 최고의 방법은 신체를 통해서다.



가끔씩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복잡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럴 때면 필라테스가 더욱 빛을 발한다. 어디 짐볼뿐이랴. 이번에는 점핑보드다. 필라테스 기구인 리포머에 점핑보드를 연결해 내가 스프링이 된 것처럼 누워서 보드를 터치하는 동작이 있다. 몸에 열을 내는 유산소 운동에 가까운 동작인데, 그걸 행하고 있으면 혹시나 있었던 무거운 감정은 뒷전이다. 아 됐고, 우선 지금이 재밌고 행복하다. 또오오오잉 하면서 착지하고, 다시 흣-짜하며 이륙하는 순간순간이 즐겁다. 이름도 점핑보드다. 우리는 기쁠 때 "뛸 듯이 기쁘다"라는 표현을 이미 쓰고 있다. 스프링처럼 움직이면서 동시에 우울감을 맛볼 수가 없다는 걸 몸소 체험한 날이었다. 그날 이후로, 마음이 복잡할 때는 무조건 몸을 움직인다. 산책을 해서 환기를 시키고 오던지 필라테스 수업을 더 예약하던지 한다. 


나의 경우 필라테스는 일종의 스위치다. 즐거운 마음이 언제든 될 수 있는 스위치. 자신감이 없을 때 자신감이 차오르는 스위치, 열정이 필요할 때 열정을 불러오는 스위치, 평온함을 주는 스위치를 필라테스라는 행동으로 만들어 둔 것이다.


필라테스 말고도 얼마든지 더 만들 수도 있다. 이를 테면 "귀여운 춤을 추면 기분이 좋아져."라고 생각해 보면서. 두 발을 모은 뒤 팔을 뒤뚱뒤뚱 펭귄처럼 좌우앞뒤로 조금씩 움직여본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할 수 있겠지만, 계속 반복해서 하다 보면, 점점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그 반복이 강화되면 언제든 기분이 좋아지고 싶을 때는 귀여운 춤을 추면 되는 것이다.


필라테스든, 산책이든, 귀여운 춤이든, 감정을 쉽게 불러올 수 있는 '몸의 반응'을 여러 개 만들어둔다. 내가 필요할 때 가장 빨리 쓸 수 있는 것으로 취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언제든 내가 원하는 감정을 불러올 수 있다. 나에게 있어서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신체 작동 방법은 필라테스다.


인생에서 때아닌 사춘기를 맞이했다거나, 길을 잃었다거나, 무기력하다거나, 삶이 통제가 안된다거나, 자신감이 없을 때가 오히려 기회인 것이다. 인생 운동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





행복이 쏟아지는 방법, 필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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