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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닌텐도 게임

난생처음 닌텐도 게임

by 박규리

갑자기 응급실에 실려가 입원하고 퇴원한 지 3주가 다가온다. 덕분에 기간제 교사로 담임을 맡은 아이들과 인사도 못하고 방학을 맞이했다.

퇴원한 지 2주 만에 담당 주치의를 만나 내 상태를 상세히 알게 되었다. 심장초음파와 심전도 검사가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비로소 심각성이 내게 전해져 왔다. 그리고 조금만 움직이면 숨쉬기가 힘들다는 것과 맥박이 빨라지는 것에 내가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몸을 덜 움직이게 되고 걱정이 앞선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선배님께서 톡을 주셨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1박으로 한화콘도로 연수를 가자고 했다. 놀러가 아닌 연수다. 주말 일정을 모두 접었다. 그리고 가겠다고 손을 들었다.

갑자기 모인 성원은 총 네 사람! 선배님의 새 차에 콧노래를 부르며 올라탔다. 처음 뵙는 김♡선생님과 정♡♡후배님 , 나, 이♡♡ 선배님이시다.


이선배님과 정후배님은 닌텐도 게임을 열심히 하는 중이었다. 나를 초대하고 깔아주었지만 나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조수석에 앉아 가면서 꽃을 받는다고 내 폰도 달라한다. 정후배님은 휴대폰 3개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계속 꽃을 받아주어 내게도 꽃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화분심기도 알게 되었다. 화분을 심고 걸음수를 채우면 피그민이 한 마리씩 태어나고 정수나 꽃정수를 주면 또 꽃잎을 돌려준다. 신기했다. 성공감을 바로 가져갈 수 있어서이다. 피그민이 어느 정도 채워지면 버섯 깨기 탐험도 가능하다. 이선배님과 정후배님은 지근거리에서 게임하는 방법과 레벨 올리는 팁을 일러주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버섯 깨기 탐험에 피그민을 참여시켰다. 그리고 아침 7시 30분에 외투를 입고 꽃을 심으러 나갔다 왔다. 앉으나 서나 피그민 깨우기를 위해 수시로 움직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1박 2일 동안 나는 난생처음 닌텐도 게임을 배우고 참여하였다. 꽃을 모으고 그 꽃을 심으러 나가는 활동과 꽃모종을 심고 걸음수를 보태 피그민을 탄생시킨다. 또 그들에게 물을 주고 돌보아서 병사로 만들었다. 병사들에게 탐험을 시켜 아이템을 얻는 일 등이 나에게 온통 몰입감을 주었다.


건강상으로 자칫 움직이지 않으려던 나에게 어쩌면 닌텐도 게임이 구세주가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녁에 꽃 1000송이 심기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또 3000보를 걷고 왔다. 그래서 오늘 걸음수는 18000보를 넘겨 걸었다. 이렇게 추운 겨울에도 나를 움직이게 하는

닌텐도게임은 힘이 정말 세다.


닌텐도 게임은 또 다른 나의 아티스트 데이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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