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캐 이야기가 많은데 퍼스널 브랜딩은 절대적으로 부캐가 아니라 본캐를 중심으로 해야 합니다.
제 생각이야말로 그렇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브랜딩 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일로써 승부를 봐야 합니다. 브랜딩의 목표가 그저 재미로 끝나지 않고 본인의 영역에서 입지를 단단히 하고 돈을 더 많이 벌며 기회 또한 더 많이 얻는 거라면 지금 하고 있는 일, 본캐로 경쟁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글 쓰는 사람은 글로, 마케터는 마케팅으로 말이죠."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전우성 디렉터
‘나이도 어리고 예쁜데 심지어 능력도 좋잖아!’
라고 느껴지는 남녀들이 SNS에는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봐도 그렇고 이제는 마치 자기 어필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뭔가 도태된다는 느낌마저 들 때가 종종 있었다. 그 모든 게 ‘진짜’라고 받아들일 만큼 순수하게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수만 명 중 일부는 진실이지 않을까 싶다.
본캐, 부캐 등 요즘은 자아에 콘셉트를 잡고 캐릭터성을 부여해 원하는 이미지를 ‘창조할 수’ 있는 세상이며 그것을 딱히 이상하게 보지도 않는 듯싶다. 과학과 기술이 변화는 것처럼 인격체의 다양한 표현방식이 몇 가지 더 늘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우리는 본캐인지 부캐인지도 모를 다양한 사람들을 온라인상에서 마주한다. 화려하고 멋진 겉모습에 매혹당하기 참 쉬운 세상에서 사는 것이다.
몇 년 전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서 어느 멋쟁이 커플이 찍어 올린 연출 영상 (음악 비트에 맞춰 화려한 의상을 맞춰 입고 걸어가는 영상)을 보고 웅이에게 물어본다.
"웅아 이거 어때? 우리도 이런 거 찍어볼까?"
나의 질문에 웅이는 찰나의 고민도 없이 즉각 반응한다.
"아니, 안 해. 그건 내가 아냐"라는 답이 곧바로 들려온다.
웅이의 짧고 굵은 이 한마디의 힘은 여러 의미로 아주 위대해서, 그 뒤로 나는 웅이에게 만들어 보고 싶은 콘텐츠에 관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진지하게 세 번, 열 번 생각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나의 얄팍하고 가벼웠던 찰나의 욕망은 그렇게 단호한 웅이의 거절과 함께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 마냥 가볍게 증발하고 말았다. 애초에 그 정도로 진지하지 않았던 것도 살짝은 있었겠지만 웅이가 곧바로 수긍하고 진취적으로 몰아붙였다면 뭔가를 찍어봤을까도 싶었다. 그 커플의 영상은 반박할 여지가 단 1%도 없이 웅이의 말이 맞았다. 그들은 웅이도 나도 아닌 그냥 그들이었다. 우리는 그 커플이 될 수 없고 그 커플 역시 우리가 될 수 없는 것처럼 각기 다른 개체인 것이다.
시간이 흘러 요즘은 우리를 우리답게 표현하면서, 우리만이 뿜어 낼 수 있는 뭔가를 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렇지만 웅이의 이전과 같은 칼 같은 거절에 대응하기 위해 좀 더 시간을 두고 고민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