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화해수욕장은 이름처럼 새하얀 모래가 눈부셨다.
라무네 사이다병을 비춘 듯 청량한 푸른빛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고 햇살을 머금은 모래는 한층 더 하얗게 빛났다.
잔잔한 파도와 바람 덕분인지 이곳저곳에서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들이 눈에 띄었다.
조금 더 페달을 밟자 구좌읍이 모습을 드러냈다.
구좌읍에서 재배한 구좌당근은 일반당근보다 당도가 높다는 얘기를 수도 없이 들었지만, ‘당근이 달다 해봤자 당근이지’라며 반신반의했던 마음은 종주 이튿날 송악산에서 마신 구좌당근 착즙주스로 단번에 사라졌다.
입안 가득 퍼지는 단맛은 설탕을 탄 듯 진했고 당근의 흙내음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건 그냥 과일주스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러니 구좌읍 곳곳에 보이는 당근 디저트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월정리 해변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맛본 당근 케이크는
포크로 한입 뜨는 순간 구좌당근의 달콤한 맛과
파운드케이크처럼 묵직한 시트가 입안 가득 퍼졌다.
가게를 나서며 먹어보길 잘했다는 말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카페를 나와 기념품 샵과 책방을 천천히 둘러보고
유채꽃밭에서 미처 찍지 못했던 사진도 다시 남겼다.
바람이 불고 햇살이 부서지던 오후의 공기는
지금 떠올려도 그때의 기분을 그대로 데려온다.
마지막 목적지인 김녕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때,
눈앞의 바다는 민트빛으로 반짝였다.
해초가 햇살에 비쳐 만들어낸 색이었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답게 검은 현무암과 해초가 빚어낸 민트빛 바다가 독특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날파리가 조금 많았지만 이상하게도 그마저 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