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니삼촌 Sep 01. 2024

아내의 명상

<나와 너>의 현실 속으로

'마틴 부버'의 <나와 너>를 읽다가 잠시 각에 잠겼다.

첫 장을 읽었을 뿐인데 글의 깊음에 감동했다.


눈을 들어 보니 아내가 소파에 앉아 눈을 감은 채 명상에 잠겼다.

무릎에 놓고 쓰던 가계부 노트 위에 펜을 가만히 놓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슬며시 눈을 뜨더니 아랫입술을 꼭 문 채 노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궁금함에 아내가 남기고 간 노트 위 명상의 흔적을  살펴봤다.


미림,

깨소금,

고추장,

냄새제거스프레이,

항균티슈,

물티슈,

식빵,

토스트기,

국간장,

과일.


아내에게서 난 현실을 살아내기 위한 명상을 그렇게 또 배웠다.


부지런히 책을 덮고 아내를 따라 장을 보러 나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