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이곳을 떠나고 싶었는데
막상 떠나려니 뒤를 돌아보게 된다
누군가를 두고 오는 것처럼
그리운 사람들은 모두 이곳을 떠나 나에게서 멀어졌는데
시간이 지나면 아픈 기억들도 추억이 된다는 진부한 표현을 되새긴다
시간이 지나면, 아팠던 내 모습을 보러 이곳에 가끔 들를 것 같다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당신의 입술을 매만지고 함께 웃었던 날들
손을 잡고 노란 조명 아래 서늘한 밤거리를 걷고 장난을 치고 아쉬운 마음에 막차에 몸을 싣던 여름 밤들
가난한 내 모습을 숨기지 않았고 그 모습을 서로 사랑해 주었던 그날들
모두 행복했던 기억인데 떠올리는 것이 괴롭다
당신에게 비롯한 행복한 기억들은 사랑할 때 받은 상처보다 더 깊은 무게로 나를 짓누른다
사랑 후에 남는 것이 없다
나는 당신을 상처로만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