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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u Mar 08. 2023

영안실 104호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이 딱딱한 살갗에 부딪힌다. 그 말은 수신자 없이 독백으로만 화자 곁을 맴돌며 영안실을 채우고, 화자는 자신의 메아리에 다소간 위로받는다. 화자는 자신의 귀를 몇 번씩 맴도는 그 음성이 엄마의 것이라 믿었다.


들리지 않는 말과 울음이 화구로 빨려 들어간다. 차가운 표정을 불로 밀어 넣고 화자는 이제 기억이 된 사람을 두 번 세 번 부른다. 부르고 불러도 화구의 문은 같은 시간에 닫힌다.


수골실에서 또 한 번 울음이 시작된다.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벽제의 풍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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