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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u Jul 02. 2023

꿈결

사랑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침볕에 일어나 당신과 함께 누워있는 상상을 한다. 덜 깬 눈으로 나는 당신을 지그시 바라보고, 당신은 아직도 사랑스러운 눈을 꼭 감고 새근새근 자고 있다. 화장하지 않은 옅은 그 두 눈이 그렇게 예쁘다.


당신을 위해 아침을 준비한다.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당신이 깬다. 아직 잠긴 목소리로 당신은 웃고, 일로 와 안아줘. 하면 나는 하던 요리를 그만두고 당신을 안으러 침대로 간다.


당신의 온기가 느껴진다. 우리는 말을 하지 않는다. 당신이 내게서 조금이라도 벗어날까 당신을 감싸고 있는 내 팔에 더 힘을 주고, 그 별거 아닌 행동에 당신은 가벼운 웃음을 터뜨린다. 오늘이 쉬는 날이어서 행복하다. 당신과 이 집에 하루 종일 누워 별거 아닌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설거지는 내가 할게 하는 말을 뿌리치고 나는 싱크대로 간다. 우리는 티격태격하다, 내가 그릇을 닦을 동안 뒤에서 당신이 안아주기로 합의한다. 손이 차갑지만 등이 따뜻하다. 아직도 햇살은 따듯하게 우리를 비춘다.


하지만 사랑이 그렇지 않은 것을 안다. 우리는 언젠가 이런 오늘을 떠올리며 변했다고 싸우고 소리 지른다.


나는 표정 없는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당신은 그런 내가 불만스러운 모양이다.     

당신의 표정이 건조하다. 우리는 손을 잡은 듯 만 듯, 앞을 보고 겨울 거리를 걷는다. 겨울바람이 차다.


나는 있지도 않은 장면들을 뒤에 안고

떠나는 당신을 바라본다.

아직 겨울바람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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