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기다림 끝에 당신을 만나러 간다. 당신을 잊고자 연락을 끊고, 만나지 말자는 얘기도 했지만 한순간도 당신을 떠올리지 않은 적이 없다.
들뜬 마음에 준비를 한다. 오늘 당신 얼굴을 보는 게 전부라는 것을 안다. 따로 애틋한 마음을 전하거나, 손을 잡거나 옛날의 이야기를 하는 일은 없겠지만, 많이 보고 싶었다. 술에 취해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던 사진 속 당신을. 보내지 못한 편지 몇 통의 수신인인 당신을.
나는 벌써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걱정한다. 오늘이 지나면 또 얼마나 당신을 기다려야 할까. 오늘의 짧은 시간 속 스치는 모든 순간을 전부 기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