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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글이 Aug 05. 2024

퇴사를 앞두고 7 - 니체의 말, 새로운 다짐  

니체의 은 읽을 때마다 나를 돌아보게 된다. 강하고 단호한 말투이지만, 그저 아프기만 한 게 아니라, 가슴속에 따뜻하고 묵직한 무언가를 남기는 느낌이라 자꾸 찾아 읽게 된다.


 먼저, 타인을 자기자신처럼 사랑하라는 메시지가 있다.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정말 생각보다 많이 어려운 것 같다. 스스로를 비하하고, 학대하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나를 전보다 많이 아끼고 사랑하며 지낸다 생각하지만 아직 멀었다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때때로 올라오는 타인에 대한 싫은 감정, 경멸감 등이 그렇다.


왜 저렇게 말을 하고, 행동할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아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그건 결국 내 안에 있는 나를 보는건가 싶기도 하다. 타인은 나의 외연이라는 말을 어느 책에서 읽었다. 머릿속에 계속 남는 문장이라 곰곰이 생각해본다.

 

내가 어딘가 모난 부분이 있으면 그 바깥쪽의 모습도 역시 뾰족하다는 뜻으로 난 이해했고, 그 말에 수긍이 간다. 사람은 모든 부분에서 완벽할 수 없는데, 부족한 점이 보이면  그걸 용서하기 어려운 게 아닐까. 그말인즉슨 내게 있는 단점도 쉽게 용서하지  못한다는 걸로 해석할수 있겠다.


결국, 나의 이런 저런 모든 면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게 되면 자연스레 타인에 대해서도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미워하는 마음도 생길 틈이 없겠지.


타인을 미워하는 마음이 생길 때, 전에는 그러면 안된다 생각하며 혼자 스트레스 받거나 관계를 끊거나 둘중 하나였지만, 요즘은 그러지 않는다. 미움이 올라오는 그 감정을 그대로 읽고, 나를 아끼는 행동에 좀더 집중하려 한다. 잘 안되는 점을 노력하기보다, 잘 하는 것으로 밀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니까.


타인을 미워하며 나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 만큼 어리석고 낭비스러운 일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있다. 타인을 위해 좋은 내가 되기 보다는, 나를 아끼며, 상대를 별것 아닌걸로 오해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데 더 초점을 맞추며 지내고 있고, 그런 소모적인 감정들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낀다.


니체가 강조하는 것 중 두 번째는 자유다.  무엇으로부터 도망가는 소극적인 자유보다는 무엇을 향한 자유를 특히 강조하고 있다.


퇴사를 고민하는 시간동안 많이 자유롭고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했지만, 하기싫은 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훨씬  좋았다.


직장을 그만둔다는 건 확실하다 여겼지만, 관두고 나서 무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이지 않았다. 그저 지금처럼 제약이 없는 상태에서 자유롭고 편안하기만을 바랬다. 그렇게 가다보면 뭐라도 되겠지 싶은 생각이었다.


뭐 그런 생각이 나쁘다 말할 수는 없지만, 니체의 말을 읽다보니, 적극적인 자유를 지향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스트레스 상황, 싫지만 해야하는 상황에서도 나를 과하게 소모하지 않고 지켜낼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그것을 해낼 수만 있다면 직장생활이 죽도록 힘들 이유도 없을 테니까.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더라도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상황들은 생길 수 밖에 없다. 인생은 고통이고,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라는 철학자들의 말을 귀담아 듣게 되는 요즘이다.


니체가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은 초인의 삶이다. 뛰어넘는 것이 핵심 개념이다.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고, 나의 한계라 생각했던 두려움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자유로움이 훨씬 커지지 않을까.


어려움과 시련이 끊임없이 펼쳐지는 인생이지만, 그것을 긍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은 그저 좋은 것을 좋게 바라보는 긍정의 태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려움을 뛰어넘어 봐야 나의 두려움이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개념임을 알게 된다. 두려움이란 녀석은 늘 그렇듯 허상이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아도 그것을 극복하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부딪혀서 넘어보거나, 그것이 별거 아니라는 걸 경험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직장생활은 뛰어넘어볼 수 있는 기회가 매일매일 펼쳐지는 곳이다. 직장생활을 단순히 버티고 견딘다 생각하기보다, 자유로움을 더 크게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생각해보려 한다.

 

모든 상황에서 좋은 것을 찾아내고, 사람에게서도 좋은점부터 찾아내는 나의 큰 장점. 앞으로는 직장생활에서도 한 번 발휘해볼 생각이다.


그래. 한 번 뛰어넘어 보자. 뛰어넘었다는 느낌. 지금껏 느껴보지 않은 그 느낌은 과연 어떨지 기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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