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이 구름 뒤로 사라지니
가을을 떠올린다.
그래, 이제는 올 때도 됐잖니.
어느새 선선한 바람이 내 곁에 다가와 있었다.
단풍을 자아내던 나의 손은
가을을 손짓해 부르고 있던 걸까
매서운 추위를 견딘 후에
한줄기 불어오는 봄바람도
숨 막히는 무더위를 결국은 밀어내고
선선한 안도의 손길을 내미는 가을도
찰나에 왔다가
짧게 가버릴 텐데
왜
견뎌야 하는 계절은 길고
즐기고자 하는 계절은 감질날까
지치고 지쳤던 계절에 매달려 있던
분노와 서글픔은 잊어버리고
산뜻한 반가움으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자.
지쳐 메말라 있는 내 마음 가득
너의 기운을 흠뻑 즐길 준비가 되어 있으니
어서어서 오렴
이제는 단풍을 생각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