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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보이는 것들

by 기공메자

나태주 시인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시는 제정신으로 쓰는 게 아니다.” 그 한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나는 지금 시를 배우고 있다. 시를 쓴다는 건 단순히 문장을 다듬는 일이 아니었다. 그건 내 마음의 결을 헤아리고, 가장 숨기고 싶던 내면의 진실을 꺼내는 일이었다.


처음엔 모든 게 어렵고 낯설었다. 어떤 표현은 너무 평범하고, 어떤 표현은 지나치게 꾸며낸 것 같았다. 감정을 드러내려 할수록 오히려 더 움츠러들었다. 그럴 때마다 깨달았다. 시는 기술이 아니라 깊이 파는 마음의 작업이라는 것을. 내 안을 파헤치지 않으면 결코 진짜 감정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든다. 시는 미쳐야 보인다. 그 ‘미침’은 광기가 아니라 몰입의 다른 이름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사랑이라 하고, 누군가는 상실 혹은 그리움이라 부른다. 그 감정에 온전히 빠질 때, 평소엔 스쳐 지나던 단어가 새롭게 보이고, 하찮게 지나치던 풍경이 시로 피어난다.


어느 날 문득 나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지금 무엇에 미쳐 있는가.” 그리고 깨달았다. 요즘의 나는 디카시에 미쳐 있다. 대단한 무언가는 아니더라도 하루에 단 한순간이라도 마음이 울컥해지는 순간이 있다면, 그게 바로 시의 시작이라는 걸 조금은 알게 된 것이다.


시를 잘 쓰고 싶은 욕심보다 먼저 배워야 할 것은 ‘느끼는 용기’였다. 어설퍼도 괜찮고, 부족해도 괜찮다. 그저 진심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일, 그것이 진짜 시의 첫걸음이었다. 이제 나는 시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본다. 흙 위의 이슬, 바람의 흔들림, 사람의 눈빛 하나에도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는 걸 느낀다.


시는 결국 ‘잘 쓰는 기술’보다 ‘잘 느끼는 감정’에서 태어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마음의 결에 귀 기울인다. 흐트러져도 좋고, 흔들려도 괜찮다. 그 흔들림 속에서 진짜 문장이 자라난다. 글을 쓰는 건 결국 내 마음을 쓰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천천히, 그러나 진심으로 한 줄을 써 내려간다.


<블로그 이웃의 공감 댓글>

요즘엔 디카시에 미쳐 계시군요. 다른 분들의 작품도 읽어보았지만, 주진복 작가님의 디카시에는

삶의 찐한 향기가 묻어납니다. 배우는 중이라 하셨지만 이미 마음의 온도가 다르십니다. “미치지 않고서는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 정말 공감됩니다. 한 분야에 몰입하고, 보고, 듣고, 느끼는 사람만이 결국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요. 그리하여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우리의 글도 그만큼 성장한다고 믿습니다. 오늘도 작가님의 글에서 삶의 온기와 배움을 얻고 갑니다.


<작가의 답글>

따뜻한 말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디카시에서 삶의 향기를 느껴주셨다니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습니다. 말씀처럼 ‘미친다는 것’은 단순한 집착이 아니라, 온 마음을 기울이는 진정성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디카시에 몰입하면서 보이지 않던 일상의 조각들을 새롭게 보고 느끼게 됩니다. 그 안에서 깨닫고, 나누며,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이 제게는 삶의 또 다른 배움이 되고 있습니다. 응원의 말씀 덕분에 오늘도 향기 머금은 글로 인사드릴 힘이 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독자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세상은 늘 바쁘고, 마음은 자주 무뎌진다. 그러나 하루에 단 한순간이라도 무언가에 ‘미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 미침은 광기가 아니라, 삶을 깊이 느끼는 용기다. 꽃잎 하나, 노을 한 조각, 사람의 눈빛 하나에 마음이 흔들린다면 그 순간 이미 당신은 시인이 되어 있다. 감정을 숨기지 말고, 느끼는 대로 써보라. 그 글이 서툴더라도, 그 솔직함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인다. 미쳐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것이 결국 당신을 살아 있게 만들고,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바라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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