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우리는 수많은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지금 내가 걷는 이 길은 정말 나의 길인가. 질문은 늘 우리 곁에 있었지만, 우리는 그것을 너무 거창하다는 이유로 외면하거나, 너무 뻔하다는 이유로 가볍게 지나치곤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깨닫게 된다. 인생이란 결국 남이 내게 쥐여준 해답이 아니라,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며 써 내려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한때 나는 누군가가 정답을 알려주길 바랐다. 선배에게서, 상사에게서, 혹은 수많은 책에서. 종교를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막막한 순간엔 보이지 않는 신에게까지 조용히 묻곤 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조언이라도 그것이 곧장 나의 답이 되지는 않았다. 그들의 문장은 순간의 위로는 되었을지 몰라도, 내 인생 전체를 대신 걸어줄 수는 없었다. 결국 살아내야 하는 것은 나였고, 책임져야 하는 선택도 내 몫이었다.
누구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묻는 연습은 결국 살아 있음의 증거이자 ‘나 자신을 잃지 않는 방법’이 되었다.
나는 소방관으로 36년을 살았다. 현장은 언제나 돌발적인 선택을 요구했다. 단 한 번의 판단이 생사를 가르는 순간들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지금 이 선택이 누군가의 삶을 살릴 수 있는가.” 이 질문 하나가 나를 버티게 했고, 낮과 밤, 수많은 현장을 지나는 동안 나를 지켜주는 기준이 되었다.
퇴직 후 글을 쓰는 삶을 살면서도 이 질문은 모양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나와 함께한다. 이제 나는 묻는다. “내가 쓰는 이 한 줄이, 누군가의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는가.”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던 손끝이, 이제는 누군가의 마음을 붙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질문이 사라지면 삶은 흔들린다. 방향 없는 배가 파도 앞에서 쉽게 휩쓸리듯, 자기에게 묻지 않는 사람은 결국 타인의 기준에 의해 끌려다니기 마련이다. 그러나 스스로 묻고 답하는 삶은 중심을 잃지 않는다. 흔들릴 수는 있어도, 무너지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방향의 기준이 ‘남’이 아니라 ‘나’이기 때문이다.
살아보니 인생에는 정답이 없었다. 다만 ‘나에게 진실한 답’만이 있을 뿐이다. 그 답은 남들이 이미 찾은 해설집에서가 아니라, 나만의 경험과 고뇌 속에서 차츰 다져진다. 때로는 넘어짐이 답을 만들고, 때로는 기다림이 답을 길러낸다. 그리고 어떤 때에는 질문을 놓지 않는 그 끈기 자체가 답이 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변화 앞에서 두려워한다. 새로운 결정을 위해서는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문을 회피하는 동안 시간만 흐른다. 진짜 용기는 성공이 아니라, 내 마음 앞에 정직해지는 순간에서 시작된다. 나는 지금 친절한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나다운 선택을 하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나를 내일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게 맡길 수 있는가. 결국 이 모든 질문의 종착지는 “나는 누구로 살 것인가”로 귀결된다.
이제 당신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나답게 살고 있는가.” 지금 막 답을 찾지 못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답하려는 ‘의지’다. 그 의지가 삶을 움직이고, 질문 앞에서 도망치지 않는 태도가 결국 당신을 성장시킨다. 인생은 남이 알려준 길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나만의 길을 다시 확인하는 일이다.
<독자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오늘은 잠시만 멈춰 서서, 자신에게 조용히 질문을 건네보라. 어쩌면 그 속에 이미 당신의 삶을 밝힐 나침반이 깃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당신다운 삶’이 그곳에서 시작되었음을, 언젠가 스스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
<블로그 이웃의 공감 댓글>
존경하는 주진복 작가님. 오늘도 울림을 주는 말씀에, 잠시 멈추어 저에게 물어봅니다. 답을 바로 하지 못해 멈칫 쭈뼛하다가 이내 웃어봅니다. 질문에 머뭇거려도 괜찮다는 작가님의 말씀이, 답하려는 의지가 삶을 바꾸는 시작이라는 작가님의 다정한 토닥임이 오늘도 저를 따스하게 안아 줍니다. 늘 귀한 말씀, 다정한 포옹, 방긋 웃음, 선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작가의 답글>
머뭇거림조차 삶의 한 장면이 되고, 그 안에 스스로를 향한 사랑이 자라고 있음을 느낍니다. 질문하는 용기와 웃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00님의 모습은 늘 아름다울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오늘도 저에게 위로와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