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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는 언제나 시작이다

by 기공메자

인생은 멈추지 않는 강물과 같다. 어제의 감정은 이미 하류로 떠나갔고, 내일의 일은 아직 머나먼 상류에 머물러 있다.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지금뿐이다. 그렇기에 지나간 실수에 얽매일 필요도, 이미 끝난 성공 위에 머물 근거도 없다. 강물은 고이지 않고 흐르기 때문이다.


나는 정년을 앞두고 첫 종이책을 세상에 내놓았고, 퇴직 후 또 다른 책을 집필하며 수필가로 등단했다. 3년 동안 쌓아 올린 노력의 열매였고, 또 다른 출발점이 되었다. 지금은 블로그와 SNS를 통해 2만여 명의 독자와 소통하며 글로 연결되는 삶을 살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내게 큰 의미지만, 동시에 이미 강물처럼 흘러간 장면이기도 하다. 그 위에 머무르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삶은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흐르게 두는’ 데서 완성된다. 새로운 시작은 거창한 계획에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마음가짐에서 열린다. 공든 탑 같은 성과도 결국엔 다음 도약의 발판일 뿐이며, 어제를 붙잡으면 오늘의 가능성은 증발해 버린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무엇보다 귀하다.


나는 매일 글을 쓴다. 어제의 글은 이미 흘러갔고, 내일의 글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쓰는 이 글은 내 삶을 증명하고, 누군가의 마음속에 작은 떨림으로 닿을 수 있다. 이 순간의 문장이 곧 나의 현재이며, 내일로 이어지는 다리가 된다.


흐르는 강물 속에서도 중심을 지켜야 한다. 자유롭게 흔들리되 뿌리 깊은 기준 하나는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 누군가는 사랑으로, 누군가는 신념으로, 나에게는 ‘기록’이 그 기준이 되었다. 글을 쓰면 나는 나를 더 분명히 바라보게 되고, 흐르는 삶의 방향을 스스로 확인하게 된다.


회복탄력성 또한 그렇게 길러진다. 일어설 수 있는 힘은 거대한 의지가 아니라 습관이라는 조용한 반복에서 비롯된다. 강물 위에 놓인 바위처럼 흔들리는 와중에도 자신을 지키는 힘, 그 힘이 결국 삶을 끝까지 흐르게 만든다.


삶의 본질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선택하는 데 있다. 기회는 언젠가가 아니라, 바로 지금의 결심 속에 있다. 새로운 삶은 화려한 계획보다 태도와 실행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오늘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살아내느냐가 곧 내일의 나를 결정한다.



<독자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지금의 당신은 흐르는 강물 앞에서 어떤 방향을 선택하고 있는가. 어제의 성취에 머물며 멈춰 선 것은 아닌가.

아니면 실수의 두려움에 첫 발조차 내딛지 못하고 있는가. 새로운 시작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작은 움직임에서 열린다. 흘러가는 물살 위에 다시 한 번 발을 디디는 용기, 그것이 당신의 내일을 새롭게 만든다. 지금, 당신은 어떤 첫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는가.


<블로그 이웃의 공감 댓글>

어쩜 이리 가슴에 와닿는 글귀를 매일 쏟아낼 수 있는지요? 요즘 너무 더웠는데 오늘은 시원한 비가 내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작가의 답글>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내린 비처럼 마음도 시원해지는 하루가 되셨는지요. 늘 응원해 주셔서 큰 힘이 됩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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