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시전 07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기선 Jun 23. 2023

붉은 그림자의 신전

판타지 [시전 13화]

붉은 그림자의 신전에 도착한 준범과 데이비드는 입구에서 지도를 펼쳐보았다.

그들은 이미 붉은 점이 위치한 곳임에도 혈맹원을 찾을 수 없었다.

잠시 고민하던 준범이 아무래도 신전 안쪽에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고 결국 안쪽으로 들어가야 했다.

[데이비드 Let’s go in] 준범이 먼저 신전 안 쪽으로 들어갔다.

신전 안쪽엔 그곳을 지키는 붉은 그림자의 신도들이 있다.

이들은 강력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어 대부분의 유저들은 파티사냥을 하는 곳이다.

하지만 준범은 평범한 대부분의 유저가 아니었으며 이미 수도 없이 많이 방문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별생각 없이 신전 안쪽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상황이 달랐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그런 위험한 곳 이기 때문이었다.

준범이 한참을 기다려도 그가 들어오지 않자 다시 신전 밖으로 나왔다.

[야! 왜 안 들어와? Why aren’t you coming in?] 준범은 자신이 사용하는 영어 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 것인지 의심을 하고 있었다.

[뭐야! 발음이 이상한가? 이렇게 말하는 거 아닌가?] 준범의 짧은 물음에 데이비드가 뭐라고 엄청나게  길게 대답을 했다.

[뭐라는 거야?] [아 몰라 안 들어오면 혼자라도 들어갈 테니 넌 여기 있어 라] [wait here OK?] 준범의 말을 알아들은 듯 짧게 [OK]하는 데이비드를 뒤로하고 준범은 홀로 신전  안쪽으로 들어갔다.

신전은 좌우로 길게 늘어져 있는 비교적 짧은 구조이며 좌측은 숲으로 우측은  신전 내 2중 던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만약 2중 던전에 혈맹 원이 있다면 살아있기는 힘들 것이다.

[제발 2중 던전 은 아니길...] 신전에 들어선 준범은 다시 지도를 펴 보았다.

[제길 2중 던전이네] 준범은 이미 상황을 알고 있다는 듯 포기한 걸음으로 2중  던전 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어찌 되었건 확인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일반유저가 2중 던전에서 살아남기란 매우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준범이었기에 발걸음이 무거웠다.

멀리 신전을 지키고 있는 문지기가 시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준범의 오른팔에 들린 장검이 바르르 떨며 당장이라도 문지기를 향해 달려들 것만 같았다.

검은색 긴 꼬리를 달고 있던 6명의 문지기가 준범을 확인하자 맹렬한 기세로 준범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점정색에 흰 줄무늬인지 흰색에 검은색 줄무늬인지 알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검은색이 많았다.

긴 꼬리 끝은 마치 화살표를 연상케 했다.

공격은 비교적 단순했다. 검은색 삼지창을 쉴 새 없이 던지고 또 던지는 단순한  공격이었지만 파괴력만큼은 어마어마했다.

족히 3m는 될법한 건장한 야구선수의 강속구처럼 삼지창을 던졌다.

준범을 빗나간 삼지창이 바닥에 닿자 바닥에 족히 1m는 되는듯한 구덩이가 생겨났다.

준범은 쉴 새 없이 날아드는 삼지창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여유롭게 피해 가며  문지기를 향해 빠르게 접근하였다.

선두에 있던 문지기에게 자신의 장검을 내리꽂자 단 한 번의 칼질에  머리가 떨어져 나갔으며 두 번째 문지기 역시 별 어려움 없이 일격에 쓰러졌다.

하지만 문지기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다.

뒤쪽에 있던 녀석의 삼지창이 준범의 등을 후려치자 준범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일반유저였다면 등을 관통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준범의 갑옷을 뚫지는 못했다.

일정량의 hp가 삭감되긴 했지만, 그 정도는 늘 있는 일이라 지켜보는 사람 처지에선  큰일이지만 당사자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그 순간 준범의 눈빛은 살기를 드러났다.

또다시 삼지창이 날아들자 준범이 그 자리에서 뛰어올라 문지기 쪽으로 간격을 좁혔다.

뛰었지만 마치 하늘을 나는 듯 체공시간이 길었다.

땅에 닫기도 전에 3번째 문지기의 목이 떨어져 나갔다.

준범의 빠른 공격에 나머지 셋도 속수무책으로 쓰러졌다.

그들 중 한 녀석이 붉은 파편을 드롭하였다.

가끔 드롭하는 아이템들을 NPC에게 판매하면 필요한 소모성 아이템을, 대부분  물약이지만 사들일 수 있다. 준범은 2중 던전으로 들어가기 전 조금 전 입은 피해를 복구하였으며, 망설임 없이  단번에 안쪽으로 뛰어들어갔다.

누구인지 모를 혈맹원의 생사확인도 그렇지만 이곳의 몬스터 들은 리젠이 빠른 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조금 있으면 다시 리젠 되어 새로운 녀석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는 수없이 많은 이곳에서의 경험으로 알 수 있었다.

신전 내부에 도착한 준범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평소와 다르게 입구에 몬스터들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준범 은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해 다시 지도를 펴 들었다.

2중 던전은 총 9개의 작은 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북쪽 중앙엔 던전의 주인이  좌우 측에는 호위병이 있다. 다행히도 입구에서 멀지 않은 좌측 첫 번째 방에서 빨간 점이 깜빡거렸다.

준범은 빠르게 그곳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뭐지 좀 이상한데...?] 평소 2중 던 전에 들어오면 신도들이 떼거리로 덤벼들었는데 아직은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으니 이상 할 법도 했다.

아무튼 촤 측 첫 번째 방에 도착한 준범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야! 너희 뭐야?]



 

이 형사는 최 박사와 만난 후 한 가지 고민에 빠졌다. 판이 커졌기 때문이었다.

이쯤 되면 한. 러 공조수사로 가야 하는 데건 일개(一介) 형사 따위가 결정할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내국인 조사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조수사는 말도 안 되는 일 이 기 때문이다.

[아 몰라! 일단 보고라도 해 봐야지 뭐] 돌아올 대답은 뻔 하지만  일단 공을 윗선에 넘기고 보자는 일종의 회피성이기도 했다. 

'똑똑'이 형사는 평소와 다르게 최대한 정중하게 서장에게 보고했다. 

달라진 이 형사의 태도로 이미 서장도 뭔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를 챘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보고 후 이 형사는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을 하나하나 곱씹어가며 사건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을 때였다, 정적을 깨우듯 요란한 전화벨이 울렸다.

[감사합니다. 사이버...] 형사의 말을  잘라가며 신고인이 다급한 목소리로 또 다른 몽환증을 신고해 왔다.

[예 신고 감사합니다. 곧 찾아뵙겠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이 형사가 새로 몽혼증에 접어든 젊은 여대생의 주변인의 증언대로 CCTV를 돌려가며 교 내 식당에서 학식을 마친 후 식당 주변 벤치에 앉아 휴대폰 게임을 하고 있는 젊은 여성의 동선을 확보했다.

그 학생은 혼자 식사를 했었고 증언자의 옆 테이블에서 혼밥을 하면서도 계속  게임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인은 그녀에게 관심을 두고 본 것이 아니어서 파란빛 같은 건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여학생이 앉아있던 벤치 바로 뒤로 CCTV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형사가 수사하는 동안 강 서장은 장관을 만나고 있었다. 

장관: [강서장님 정신 차리세요.] , [러시아라니요 지금 제정신입니까?]

[지난번에도 말 씀 드렸잖습니까, 제발 조용히 갑시다.] , [이런 일 있을 때마다 방송국 놈들 입단속 하기도 힘든데  서장님까지 이러시면 안 되지요] 

강서장 : [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쉬쉬할 사항이 아닌 듯해서 말입니다.] , [한두 명도 아니고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습니다.] , [단순히 국 내에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러시아까지...] 

장관 : [서장님! 입을 조심하세요!] , [시작이 어디냐가 얼마나 중요한데 이러세요.] , [만약 우리 쪽에서 시작된 어 러시아로 번졌다고 합시다.] , [서장님이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 [정신 차리시고 직원들 입단속이나 잘하세요. 오늘 들은 이야기는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강서장 : [하지만! 장관님!] 

장관 : [이봐요 강기영 서장! 왜 이러세요 자꾸만.... 설령 공조했다고 칩시다. 당신 더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100% 장담할 수 있습니까? 나가세요. 당장!] 




CCTV를 확인 중인 이 형사는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여학생이 CCTV와 가까운 곳에서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몽환 상태가 되기까지 의 모든 과정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화면 속 여학생은 준범과 같은 게임을 하고 있었으며 게임 자체는 자동으로 돌아가는 듯보였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쉴 새 없이 채팅하고 있었는데 채팅 내용까지는 화면에  잡히지 않았다. 

내용이야 현장에서 회수한 증거품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니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여학생이 채팅하던 중 갑자기 휴대전화기에서 푸른 발광이 번쩍였고 빛이 사라 질 때 여학생은 몽환 상태로 빠져들었다. 

영상을 보며 이형사의 입에서 작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와~] [이게 가능해?] [준범이 자식도 그러더니... 반신반의했는데... 도대체 뭐야 이거”] 

이 형사는 서둘러 확보한 CCTV 영상을 서장에게 보고하기로 했다. 

그가 경찰서로 돌아가던 중 마음에 걸리는 한 사람이 생각났다. 

[최 박사 그래 그 사람에게는 먼저 알려야겠다.]

실마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영상을 확인한 최 박사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이 형사를 바라보다 힘겹게 말을 이었다.

[형사님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요?] [의학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인데...] 말 끝을 흐리던 최 박사가 무언가 생각이 난 듯 의심 가득한 목소리로 이형사에게 또다시 물었다. 

[혹시... 최면 같게 아닐까요?] 

[최면?] 

[예! 심리학 공부할  때 최면에 관해 논문 몇 편을 읽은 적이 있어요] , [어떤 이는 최면이 치매를 고칠  수 있다고도 하고... 뭐 아무튼... 그러고 보니 최면상태 같기도 하네요] , [그런데  조금 다른 건 최면 상태에선 묻는 말에 반응을 보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지금까지의 환자들은 전혀 그런 반응이 없었으니 단정 지을 상황이 아니긴 하지만  조사는 해 봐야겠네요] , [아무튼 영상 감사합니다.] 




모두가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준범이 기태와 주변사람들을 보며 몹시 당황한 모습과 함께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었다.

[기태형 님!] 준범이 죽일 듯 눈을 부릅뜨며 다가왔다. 

[이러지 마세요] 낯익은 얼굴이 준범을 가로막았다. 

[당신들 뭐야 뭐 하는 거야?] 

[우선 좌정하시고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준범을  가로막은 사내는 아지트에서 만났던 화혈의 그 사내였다.



---------- 용어 이해하기 ----------

1) NPC(Non-Player Character)란 게임 안에서 플레이어(Player)가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Character)를 말한다.

대부분의 NPC는 한 자리 또는, 한 지역에 머물면서 게임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도우미 역할을 한다.

2) 리젠 : 컴퓨터 온라인 게임에서 몬스터들이 죽고 난 뒤 다시 나타나는 것을 일컫는 말. 이를 줄여 "젠"이라고도 한다. 리젠은 죽고 난 뒤 새로운 몬스터가 필드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