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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전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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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기선 Jun 21. 2023

이마리의 합류

판타지 [시전 11화]

준범과 두호는 만약의 일 들을 준비하며 함께 다니기로 했다.

우선 가장 가까운 인근 마을인 칸의 마을로 가기로 했다.

칸의 마을 역시 생성되는 몬스터들이 그다지 위협적인 것들은 없었다.

간혹 등장하는 라미아(상반신은 사람의 모습이나 하반신이 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웃으며 지나갈 수 있었다.

라미아의 독은 잠시 석화 상태로 만드는데 전사캐릭터에게는 포이든(독제거) 마법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칸의 마을에 도착한 준범 일행은 다시 지도를 펴 보았다.

마을 외곽에서 조금 떨어진 사냥터에서 빨간 점이 확인되었다.

라이트를 켜고 빨간 점 쪽으로 다가가 보니 멀리 요정케릭 이마리가 보였다.

이곳에서 만나는 첫 번째 내국인은 아니지만, 유일한 내국인 혈맹원이자 여성캐릭터였다.

반가운 마음에 준범이 크게 소리쳤다.

[야! 이마리] 준범의 목소리에 놀란 이마리가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누구세요?] 음성통화를 하면서 게임을 했기에 목소리는 익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어둠에 잔뜩 겁먹은 이마리는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었다.

[켑이다.] [켑!, 어떻게 된 거예요?, 여긴 어디지요?, 앞이 보이지 않아요!] 하며 한꺼 번에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다.

예상했던 일이었다.

준범이나 두호 모두 같은 과정을 거쳤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일단 라이트먼저 켜!]

[무슨 라이트요?]

[마법 말이야! 여긴 게임 속이야 가면서 차차 이야기하기로 하고 일단 라이트 마법 먼저 시전을 해둬! 그래야 시야확보가 돼!]

[너! 지금까지 아무것도 보지 못했을 거 아니야 그렇지!]

[예]

[라이트가 off 상 태라 그래]

[아무튼 이곳은 게임 속이고 우리는 게임 속에 있는 거야]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

[일단 가면서 이야기하자 따라와] 요정 캐릭터는 마법사와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적당히 마법을 사용할 수도 있고 원거리 사냥도 가능하다.

다만 체력이 약해서  근거리전투에는 매우 약하다.

마법사의 특징과 전사의 특징을 조금씩 가지고 있지만 마법시전시 소모되는 mp의 보유량이 적어 많은 양의 마법은 사용할 수 없으며 전사처럼 사냥할 수 있긴  하지만 주로 원거리 활을 이용해 사냥하며 큰 대미지를 줄 수는 없다.

준범은 두호와 이마리를 데리고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하였다.

드넓은 대지가 이어졌다. 한국의 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끝도 없는 대지였다.

짖은 갈색의 바람이 간혹 불었지만 덥다거나 춥지 않은 적당히 포근한 날씨였다.

마을과 마을 사이 거리를 가늠할 수 없어 이들은 순간이동으로 옮겨 다녀야 했다.

하지만 텔레포트 위치가 일정하지 않아 한번 흩어지면 찾으러 다니는 쪽은 지도를 가지고 있는 준범과 두호의 몫이 되기 때문에 걷거나 뛰어서 혈맹원을 찾아야 했다.

[이럴 땐 마법사가 필요한데...] 준범이 아쉬운 듯 혼잣말로 구시렁거렸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다.

다음은 오딘의 마을이었다.

오딘의 마을에는 던전이 존재한다.

오딘의 던전에는 비교적 강한 몬스터들이 있는데 주로 "골리안트 (거미)" 혹은 "오크(인간과 비슷하지만, 도마뱀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 "해비트롤(뚱뚱한 오크)", "자이언트 트롤(큰 오크)" 같은 것들이 출몰한다.

준범이 지도를 펴 보자 오딘 마을 남쪽 입구에서 6시 방향으로 한참 떨어진 곳에서 빨간 점이 왔다 갔다 움직이고 있었다.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사냥하거나 도망 다니거나 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움직이고 있다면 최소한 라이트는 결 수 있다는 것이고 조금 은 현제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둘러 오딘마을 남쪽으로 내달렸다.

윈드워크로 달려가니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준범이 처음 보는 상급 법사가 사냥하고 있었다.

[누구지? 처음 보는데?]

[저기요 누구세요?] 분명 같은 혈맹원은 맞는데, 누구인지 준범은 모르고 있었다.

그때 이마리가 앞으로 나서며 말을 빼앗았다.

[켑 모르는구나! 얼마 전에 새로 영입된 데이비드야]

[뭐? 데이비드?]

[무슨 이름이...] 그가 말끝을 흐리자 눈치 빠른 마리가 웃으며 말했다.

[미국인이야 법사인데 군주 오빠가 데리고 왔었어.]

[켑은 몰랐나 보네?]

[응 몰랐어!] 아군이 하나 더 생겨 기쁘기는 했지만, 여전히 소통의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두호 하나도 벅찬데 데이비드까지 준범은 슬슬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두호와 준범은 첫 번째 퀘스트를 통과하여 지도가 있었지만 다른 두 사람은  아직 없었다.

문제는 한번 통과한 사람은 퀘스트 진행이 불가함으로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마지막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두 한자리에 모였을 때 함께 퀘스트를 진행해야겠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준범과 두호는 조바심이 났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두호 역시 말이 통하지 않지만, 몸짓 발짓으로 소통하니 이해하는 듯 보였다.

그렇게 모인 4명은 다음 장소로 이동하여 빠르게 다른 사람들을 찾기로 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는데 데이비드가 뭐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프 유 고우 어라운드 투게더, 유돈트 켓 이피션시 

[if you go around together, you don’t get efflciency]

렛스 스플릿 인투 투 앤드룩 포어잇 [Let’s split into two and look for it.]

[아이 C 뭐래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미쳐버리겠네] 그때 눈치 빠른 마리가 데이비드를 향해 이야기했다. [That’s good idea.im in favor of that.]

막힘없이 데이비드와 대화하는 마리의 모습을 보며 준범은 알 수 없는 부끄러움과 존경심을 함께 느꼈다.

[헐 알아듣네! 뭐라고 하니?]

[둘로 나눠서 찾아보자는데요]

[그래서 나도 좋다 고 했어요] 준범은 생각했다. 나쁘지 않은데 그런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어차피 두호와 준범은 함께 갈 이유가 없었다.

그들은 각자 지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데이비드와 이마리 둘 중의 한 명이 자신과 다녀야 하니 남은 혈맹원들은 자국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을 알리려면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두호와 함께 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렇게 생각하니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래 그럼 내가 데이비드하고 갈 테니까 마리가 두호하고 같이 가 그리고 우리가  전투력이 좋으니까 조금 힘든 3곳을 다닐 테니 너희가 위쪽 네 군데를 맞아줘 그리고 다 찾았으면 혈맹 귀환해서 기다려 무슨 일 생기면 무리하지 말고 무조건  귀환해 절대 무리하지 말고 알았지?]

[알았어요] 마리만 대답했다.

준범은 두호일행과 눈인사를 하고 아래쪽 붉은 그림자의 전당 방향으로 이동했으며, 두호 일행은 위쪽 약속의 땅 방향으로 올라갔다.


한편 이 형사는 조금 전 상황을 있는 그대로 강 서장에게 보고했다.

당연히 강 서장은 믿어주지 않았다.

[야! 인마 그걸 말이라고 하냐? 아오 이걸  확~]

[서장님! 좀 믿어줘 봐요. 미치겠네 진짜] 

강 서장이 한심하다는  듯이 이 형사를 떠밀어 문밖으로 쫓아냈다.

[가뜩이나 머리 아파 죽겠는데 저건 왜 갑자기 저러는 거야] , [아이 미친놈!] , [야! 이놈아! 내가 더 미치겠다. 아우 머리야.]

쫓겨난 이 형사가 뭐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순간 번쩍 떠오르는 생각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맞다! 그거다!] 팀원들을 소집한 이 형사가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한다.

[잘 들어! 우선 우리에겐 조금 전 의식을 찾았던 똘아이 아니 박준범의 채팅 내 용이 유일한 단서야 우선 너는 아이피 추적해 봐 그러고 너는 퇴마록 게임사에  협조 공문 보내고 무조건 이 러시아사람하고 통화해야 해 내용을 보면 조금 전까지 함께 있었음이 틀림없거든.] 제발 그랬어야 했다.

그러길 몇 시간 후 게임사로부터 연락이 왔지만 원하는 답은 아니었다.

개인보호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게임사로부터 받은 개인보호법 관련 서류로 자신의 눈을 덥은 체 의자등받이를 뒤로 잔뜩 밀어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아슬아슬한 자세로 누워있던 이형사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숨인지 신음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허공을 향해 다시 한번 긴 호흡을 하던 이형사가 조금 전 마셨던 호흡을 길게 내뱉더니 서장실로 향했다.

강 서장을 찾아간 이 형사가 조금 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목소리와 몸짓으로 강 서장과 이야기를 했다.

[형님! 아니 서장님 나 한 번만 믿어줘 봐요 아니  들어나 봐요]

[너 들어보고 또 이상한 이야기 하면 아주 죽여버린다.]

[아따! 노인네 아직 정정하시네]

[뭐! 인마!]

[아니에요 그러니까 조금 전 박준범이 정신이  돌아왔을 때 러시아 사람하고 채팅을 했어요. 자 보세요.]

[내용이 뭐냐면 “안녕하세요 켑입니다. 누가 있습니까?”,“아무도 없나요?”,“제발 누구든 연락 좀 주세요]

[여기까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바로 이 사람이 들어온 후 에요]

 BABKEN NAZARETYAN님이 접속하셨습니다.

 [하이 두호]

[안녕켑]

[아까 진짜 너였니?]

[예 켑 우린 정말 멋졌어요]

[그런데  다른 혈 원들은 안 보이던데 혹시 알고 있니?]

[아니요, 몰라요. 하지만 조금 전 받은 보상에 혈맹 원위치를 알려주는 지도가 있었으니 그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겠어요?]

[우리 시간이 얼마 없어 잠시 후에 다시 보자]

[그리고 아까 했던 작전을 한동안 유지해야 할 것 같다.] [알았어요'켑']

[두호 다음퀘스트...]

[이런 내용이에요.]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조금 전 함께 있었다는 말이잖아요.] , [그래서 이 러시아 사람에게 물어만 보려고요 그러면 답 나오지 않겠어요?] , [안  그래요?] , [그러니까 형님이 힘 좀 써줘요] , [아이 게임사에서 개인보호 때문에  안 된다잖아요.] , [내가 무슨 힘이 있어야지, 안 그래요? 형님은 나보다 힘이 세잖 아요 그것도 아주 많이]

이 형사의 애교가 싫지만은 않은 듯 미소를 참으며 [아이고 이 자식을 알았으니 나가 봐]하며 등을 떠밀었다.

떠미는 서장을 향해 [형님 감사합니다]하며 손가락하트를 연신 보이며, 너스레를 떠는 이 형사의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처럼 보였다.


게임사로부터 얻은 연락처로 통역을 통해 연락해 보았지만, 뜻밖의 소식에 이 형 사는 패닉에 빠진다.

그 역시 몽환 증으로 병원에 있다는 것이었다.

더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 형사는 그야말로 패닉상태가 되어 있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암울했다. 


이 형사가 머리 좀 식힐 겸 고향바다를 찾았다.

이 형사는 다대포 근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그때도 작은 마을이었지만 지금도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고향이지만 그래도 바닷냄새만 맡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듯했다.

[아지매 소주하나 주이소 ~]

[뭐로 줄까요?]

[좋은 놈으로 주이소~] 근처 횟집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고 있는 이 형사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형사님 최 박사입니다.] , [조금 전 러시아에서 형사님 찾는 전화가 왔습니다.]

[러시아요?]

[예] , [며칠 전  붉은 광장에서 몽환 병 환자 나온 거 뉴스에서 보신 적 있나요?]

[그런데요!]

[그리고 오늘 러시아 쪽 사람들하고 통화도 하셨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예 그렇긴 한데 그걸 어떻게 최 박사님께서 아시나요?]

[저도 형사님처럼 같은 의문 이 생겨 접촉해 봤는데요] , [그때 붉은 광장에서 몽환병이 되었던 그 사내가 바로 형사님이 찾던  그 사람이랍니다]

[오호 그래요]

계속되는 최박사의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던 이형사의 표정이 급격히 밝아졌다.

당장이라도 가야병원으로 가고 싶었지만 이미 소주 반 병을 비운 터라 운전대를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밖으로 나온 이형사가 통화를 이어가며 소주값을 지불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사람도 오늘  잠시 의식을 찾았었답니다.]

[일단 올라오시지요 자세한 내용은 뵙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이 형사는 자신이 타고 온 자가용을 버려둔 채 서둘러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좌석번호를 확인한 후 자리에 앉자 그간의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와 서울역에 도착하기 전까지 한 번도 깨어나지 않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용어해석 ------------


1)  텔레포트 : 염력으로 물체 따위를 이동시키는 일.(함께참여한 게이머의 이동수단으로 사용됨)

2)  윈드워크 : 걷거나 뛰거나 하는 모든 행동을 2.5배 빨라지는 마법의 일종으로 바람처럼 가볍게 걷는다는 표현으로 붙여진 마법이다.

3)  던전 : 보통 동굴이나 폐광 지하 같은 곳으로 묘사되며 점점 깊숙히 들어갈수록 몬스터나 보스 등의 위력이 강해진다.

4) 시전 : 주로 마법이나 기술 등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하는 행동으로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 소설 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이나 일상 생활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는 은이이다.

ex) 해리포터가 마법을 사용하는 행위같은 것이 시전이다. 익스펙토 패트로눔(Expecto Patron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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