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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전 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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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기선 Jun 19. 2023

시스템의 특별한 보상

판타지 [시전 9화]

몸을 숨기고 있던 준범이 자신의 몸에 윈드워크를 시전하고 메두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윈드워크를 나중에 시전 한 건 시전 후 300초를 넘기면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그가 전력으로 달려들어가 메두사보스를 공격했다.

준범의 칼에 몇 차례 베어졌지만 역시 보스는 보스였다. 약한 몬스터들은 1 격에 쓰러지지만, 보스는 수십 번을 베어도 반격을 하니  말이다. 

메두사의 머리에 달린 족히 수백은 돼 보이는 뱀들이 일제히 반발하며 달려들자 준범이 피할 겨를도 없이 몇 마리의 뱀에게 물리고 말았다.

그리고 메두사의 독이 준범에게 퍼졌다.

메두사의 독이 온몸에 퍼지면 짧은 시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비록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상대가 보스인지라 준범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다.

이미 여러 경험해 본 그와의 전투로 그것을 잘 알고 있던 준범은 포이즌(독제거)을 하면서 계속해서 메두사를 공격하였다.

머리에 달린 뱀을 베어낼 때마다 청혈(靑血)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고 이미 흘린 푸른색의 혈흔이 흡사 비 오는 날 거리의 모습 같았다.

또한 차례 메두사의 뱀이 준범을 물어뜯었지만, 크게 대미지를 주지는 못했다. 

약이 오른 메두사의 머리가 준범에게 독침을 날리며 맹렬히 저항해 보지만 준범 은 가지고 있던 물약을 적절히 마셔가며 전투를 이어갔다. 

어느 순간 메두사의 머리가 주춤거렸고 준범은 그 틈을 정확히 파고들어 메두사의  목을 베어버렸다.

몸뚱이가 바닥에 쓰러지며 고여있던 청혈이 튀어올라 준범의 오른쪽 뺨에 묻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메두사의 머리와 몇 가지 아이템들이 떨어졌지만 쓸만한 건 별로 없었다. 

준범은 얼른 메두사의 머리를 챙겨서 혈맹귀환을 하였다. 

준범보다 먼저 도착한 두호가 준범을 맞이했다. 

[켑! 굿잡] 

[알았어. 고마워 너도 수고했다.] 준범과 두호는 얼른 인벤토리를 열어 보았다. 

빨간 글씨로 10층 퀘스트 성공이 보였고 그 옆으로 보상받기가 보였다. 

보상은 2가지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했다. 

첫 번째는 혈맹 원들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보이는 지도 1장이었다. 

두 번째는 30분 동안 현실로 돌아가기였다. 

둘은 서둘로 보상받기를 눌렀고 그 순간부터 초읽기를 하고 있었다. 




# 시스템의 특별한 보상. 


술집을 나온 이형사가 그간의 몽환 병 환자들의 기록을 잔뜩 끄집어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는 처음부터 몽환 병 환자들의 기록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개인 물품들과 현장검증결과 보고서 등을 꼼꼼히 빠짐없이 하나하나 읽어보며 공통점을 찾고 있었다. 

그 순간 모든 환자의 소지품에는 휴대전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휴대폰 보급률이 워낙 높아서 대부분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휴대폰이 나왔다고 해서 특별할 것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 박사의 이야기나 오전에 봤던 CCTV 화면이나 조금 전 뉴스에서 봤던  화면 등을 봤을 때 휴대전화는 틀림없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어 보였다. 

그렇다면 이들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해보면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 휴대폰을 본인 동의 없이 포렌식을 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이 형사가 서장에게 지금까지 자신이 조사한 결론을 보고하며  도와달라고 설득을 하였지만, 결과는 알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서장의 권한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 아침 최 박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별생각 없이 스피커를 켜고 통화연 결을 했는데 수화기 너머로 최 박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형사님! 박준범 씨가 깨어났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휴대폰을 달라고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예? 휴대폰이요?] 

[예 빨리 좀 오셔야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곧 가겠습니다.]




 준범이 퀘스트보상을 받던 시각 최 박사의 집무실로 전화가 걸려온다. 

[여보세요.] 

[과장님! 박준범 씨가 깨어났습니다. 빨리 좀 오셔야겠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최 박사가 준범을 말려 보지만 준범은 자신의 휴대폰을 달라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아씨! 내놔 빨리 내 휴대폰, 시간이 없다고 시간이] 최 박사가 지금 가지고 오는 중이니 정신 차리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쉽사리 가라앉을 준범이 아니었다.

극도의 흥분상태 서둘러 안정제를 투여하려는데 준범이 완강히 거부한다.

[시간이 없어요] , [빨리 접속해야 한다고요] , [미치겠네 진짜]

닥터최가 차분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준범에게 말을 걸었다.

[준범 씨 무슨 말씀이신지 천천히 이야기해 보세요.  휴대폰은 가져다 드린다고요 지금 가지고 오고 있어요 잠시만 기다려봐요]

그러자 준범이 말을 이었다.

[얼마나  걸려요? 30분 아니 최소한 20분까지 가져와야 해요!] 하며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 형사가 도착하기 전 준범이 [게임 속에서 퀘스트 보상으로 잠시 나온  것이다. 보상시간이 30분이라 다시 돌아가야 한다.] 그전에 연락할 곳이 있다. 라며 제발 빨리 가져다 달라고 하는데 도무지 최 박사는 무슨 소리를 하는지 꿈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도무지 현실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이었다.

준범이 깨어난 지 23분이 지날 무렵 이 형사가 도착을 했다.

그와 인사를 나눌 겨를도 없이 서둘러 휴대전화를 건넸다.

건네준 이형사는 혹시 자신을 알아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 말고는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였다.

서둘러 게임에 접속한 준범이 혼잣말로 읊조렸고 그의 음성에 초조함이 깔려있었다.

[빨리 아무나 나와라. 재발!]

드디어 기다리던 아무나 가 왔는지 채팅창에 빠르게 글을 적기 시작했다.

읽고 쓰기를 반복하던 그가  어느새 다시 이전의 몽환 상태가 되어버렸다.

[정신 차리세요 준범 씨]

[박준범 씨!]

[간호사 검사실로 옮기세요!] 최박사와 주변의 간호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지만, 이 형사는 차분했다.

준범의 손에 든 휴대폰을 회수하며  그의 마지막 메시지를 자신의 전화기 사진에 찍어 그들의 대화 내용을 사진으로  남겼다.

첫 시작은 한국어로 적었지만, 대화는 러시아언어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번역기를 통해 확인해 봤고 본문은 이러했다.

[안녕하세요 켑입니다. 누가 있습니까?], [아무도 없나요?], [제발 누구든 연락 좀  주세요] 

BABKEN NAZARETYAN님이 접속하셨습니다.

[하이 두호]

[안녕켑]

[아까 진짜 너였니?]

[예! 켑 우린 정말 멋졌어요.]

[그런데  다른 혈 원들은 안 보이던데 혹시 알고 있니?]

[아니요, 몰라요. 하지만 조금 전  받은 보상에 혈맹원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가 있었으니 그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겠어요?]

[우리 시간이 얼마 없어 잠시 후에 다시 보자]

[그리고 아까 했던 작전을 한동안 유지해야 할 것 같다.]

[알았어요! 켑]

[두호 다음퀘스트...] 퀘스트라는 말을 끝으로 준범은 다시 몽환 상태가 되었다.

이 형사는 현재 상황을 어떻게 윗선에 전달할지를 고민해야만 했다.

[미치겠네 직접 보고 들은 나도 믿지 못하겠는데 이걸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를  시켜와 ~ 돌겠네 진짜!]




아지트로 돌아온 준범과 두호는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현실세계로 돌아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다음 단계의 보상이 무엇인지 궁금해지기도 했고 첫 번째 퀘스트를 통해 받은  혈맹원 위치확인 지도 역시 매우 궁금해졌다.

마음 같아선 바로 2번째 단계를 클리어하고 싶었지만 잠시 냉정해지기로 했다.

첫 번째 보상 혈맹 위치확인 지도를 생성시키자 여러 곳에 뿔뿔이 흩어진 빨간  점들이 보였다. 하지만 그곳에 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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