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시전 9화]
몸을 숨기고 있던 준범이 자신의 몸에 윈드워크를 시전하고 메두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윈드워크를 나중에 시전 한 건 시전 후 300초를 넘기면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그가 전력으로 달려들어가 메두사보스를 공격했다.
준범의 칼에 몇 차례 베어졌지만 역시 보스는 보스였다. 약한 몬스터들은 1 격에 쓰러지지만, 보스는 수십 번을 베어도 반격을 하니 말이다.
메두사의 머리에 달린 족히 수백은 돼 보이는 뱀들이 일제히 반발하며 달려들자 준범이 피할 겨를도 없이 몇 마리의 뱀에게 물리고 말았다.
그리고 메두사의 독이 준범에게 퍼졌다.
메두사의 독이 온몸에 퍼지면 짧은 시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비록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상대가 보스인지라 준범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다.
이미 여러 경험해 본 그와의 전투로 그것을 잘 알고 있던 준범은 포이즌(독제거)을 하면서 계속해서 메두사를 공격하였다.
머리에 달린 뱀을 베어낼 때마다 청혈(靑血)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고 이미 흘린 푸른색의 혈흔이 흡사 비 오는 날 거리의 모습 같았다.
또한 차례 메두사의 뱀이 준범을 물어뜯었지만, 크게 대미지를 주지는 못했다.
약이 오른 메두사의 머리가 준범에게 독침을 날리며 맹렬히 저항해 보지만 준범 은 가지고 있던 물약을 적절히 마셔가며 전투를 이어갔다.
어느 순간 메두사의 머리가 주춤거렸고 준범은 그 틈을 정확히 파고들어 메두사의 목을 베어버렸다.
몸뚱이가 바닥에 쓰러지며 고여있던 청혈이 튀어올라 준범의 오른쪽 뺨에 묻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메두사의 머리와 몇 가지 아이템들이 떨어졌지만 쓸만한 건 별로 없었다.
준범은 얼른 메두사의 머리를 챙겨서 혈맹귀환을 하였다.
준범보다 먼저 도착한 두호가 준범을 맞이했다.
[켑! 굿잡]
[알았어. 고마워 너도 수고했다.] 준범과 두호는 얼른 인벤토리를 열어 보았다.
빨간 글씨로 10층 퀘스트 성공이 보였고 그 옆으로 보상받기가 보였다.
보상은 2가지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했다.
첫 번째는 혈맹 원들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보이는 지도 1장이었다.
두 번째는 30분 동안 현실로 돌아가기였다.
둘은 서둘로 보상받기를 눌렀고 그 순간부터 초읽기를 하고 있었다.
# 시스템의 특별한 보상.
술집을 나온 이형사가 그간의 몽환 병 환자들의 기록을 잔뜩 끄집어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는 처음부터 몽환 병 환자들의 기록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개인 물품들과 현장검증결과 보고서 등을 꼼꼼히 빠짐없이 하나하나 읽어보며 공통점을 찾고 있었다.
그 순간 모든 환자의 소지품에는 휴대전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휴대폰 보급률이 워낙 높아서 대부분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휴대폰이 나왔다고 해서 특별할 것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 박사의 이야기나 오전에 봤던 CCTV 화면이나 조금 전 뉴스에서 봤던 화면 등을 봤을 때 휴대전화는 틀림없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어 보였다.
그렇다면 이들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해보면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 휴대폰을 본인 동의 없이 포렌식을 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이 형사가 서장에게 지금까지 자신이 조사한 결론을 보고하며 도와달라고 설득을 하였지만, 결과는 알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서장의 권한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 아침 최 박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별생각 없이 스피커를 켜고 통화연 결을 했는데 수화기 너머로 최 박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형사님! 박준범 씨가 깨어났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휴대폰을 달라고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예? 휴대폰이요?]
[예 빨리 좀 오셔야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곧 가겠습니다.]
준범이 퀘스트보상을 받던 시각 최 박사의 집무실로 전화가 걸려온다.
[여보세요.]
[과장님! 박준범 씨가 깨어났습니다. 빨리 좀 오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