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母스 6화
# 방황하는 남매
얼마 지나지 않아 여동생이 선생님과 마찰이 있었다.
전문은 알 수 없지만 어머니를 통해 들은 이야기는 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아 선생 중 한 명 에게 격렬하게 그것도 아주 격렬하게 항의하였다고 말씀하셨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순화된 어머니의 표현이었을 뿐 사실은 무력시위를 하였다고 훗날 들었다.
그 일로 동생은 한동안 학교를 나가지 않았고 결굴 자퇴를 선택하였다.
방황하는 동생을 잡아주는 것이 당연한 오빠의 책무 이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언제나 미안한 마음만 있을 뿐 표현하지도 못했다.
사실 내 코가 석자였기 때문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빅토리 녀석들을 상대하자니 점점 지쳐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늘도 잘 버텼다.
하지만 언제까지 내가 버틸 수 있을지 나조차도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체육관에 함께 다니던 친구 녀석이 함께 서클을 만들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렇지만 딱히 내키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은 또 다른 조직을 만드는 것이고 저들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냐? 그러면 제들하고 뭐가 다른데? 나더러 양아치가 되라는 말 이잖아] [아니지! 그 자식들 막으려면 그 방법 말고는 없는데 달리 방법이 없으니 그건 선택이 아니라 반듯이 하여야 하는 필수인 것이지] [시끄러워 그런 것도 방법이라고 내놓는 거냐?]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만 잘 잡으면 서클이 나빠 보이지는 않는데...] 녀석의 말도 일리 있었다.
“하긴 스클을 나쁘게 운영하는 놈이 잘못된 것이지 바르게 운영한다면 전혀 나쁠 이유는 없잖아”
딱히 내키지는 않았지만 친구의 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나를 포함 7명이 새로운 모임을 만들었고 7인조라고 불렀다.
촌스러운 이름이었지만 뜻을 표현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기에 그냥 그렇게 했다.
발대식도 가졌다.
위령탑이라는 곳이 있다. 본래 탄광촌이던 마을에서 작업하다 숨진 이의 위패를 모아두는 곳으로 그들 노동자의 넉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탑이지만, 석탄산업이 하향 길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연탄을 때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리를 기름보일러가 차지했다.
그렇게 한때 붐이었던 탄광촌은 마치 유령도시처럼 변하고 있었다.
곳곳에 즐비한 비어있는 사택은 마치 유령이라도 나올 것 같았다.
아무튼 지금은 공원이 되어버린 위령탑에서 우리는 간단한 발대식을 가졌다.
발대식이라고 거창하게 이야기하지만 사실 사내 일곱 명이 모여 의기투합하는 정도였다.
학생신분이었지만 우리는 술도 한잔씩 했다.
정말 한잔이었다. 아쉽지만 무리들 중 아직 술을 배우지 못한 친구가 2명이나 있었기에 그들을 위해 더는 마시지 않았다.
처음이었다. 사내 일곱 명이 소주 한 병으로 기분 낼 수 있었다는 것은 요즘도 하기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저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 줄 보호막이 필요했던 것이고 그들 역시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동급생들의 금품을 갈취한다던지 심부름을 시킨다던지 같은 말도 안 되는 일을 자행하고 있는 조금은 꼴불견이었던 녀석들을 단죄하자는 지금생각하면 너무나도 유치하기만 했던 일을 하기 위해 모인 친구들이었다.
모두 한주먹 하는 녀석들이라 사뭇 든든했다.
둘 이상 모여있을 때면 빅토리 녀석들이나 천지 녀석들도 함부로 하지 못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우리가 발대식을 가지던 날 빅토리 녀석들과 천지 녀석들 간에 완력다툼이 있었는데 때마침 우리가 그들과 함께 있었던 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마냥 즐겁기만 하던 우리는 그들의 집단 패싸움을 목격할 수 있었다.
모여든 인원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지는 않아 보였다.
양쪽모두 합하면 60명 정도 그러니 대충 30명씩인 셈이다.
녀석들 싸움을 지켜보는데 절로 웃음이 났다. 사람만 많았지 선두에서 진두지휘하는 소이 일진들은 그리 많지 않았고 대부분 떨거지였기 때문이었다.
자리만 차지하는 막상 싸움이 시작되자 뒤로 빠지거나 피하기 일쑤였고 일부는 도망가고 없었다.
[누가 되었건 빨리 좀 끝내라 우리도 집에 좀 가자] 지켜보던 내가 푸념하듯 내뱉은 말에 친구 중 한 명이 말을 이었다.
[벌써 가려고?] [가야지 그럼 뭐 더 할 거라도 있어?] [누가 이기는지 봐야지 하하하] [별로 궁금하지도 않거든 그놈이 그놈이지 뭐] [그래도 난 끝날 때까지 조금 더 지켜봐야겠는데]
[야 ~ 보는 건 좋은데 공연히 제들 싸움에 말려들지는 말아라] [그러면 좀 어때서? 제네들 보니까 딱히 강해보이지도 안는구먼 키득키득] [그래도 오늘은 아니야 되도록 참아]
[아니! 나는 오늘이 딱 좋은 거 같은데! 우리존제를 각인시키기 아주 좋은 날인듯한데 너희들은 어때?] 하며 다른 친구들을 종용하였다.
[나쁘지 않은데! 언젠가 부딪힐 일인데 조금 빨랐다고 생각하자] [나도 찬성이야] [나도 뭐 나쁘지 않아] [그럼 우리 가는 거야 하하하] 저마다 표현은 달리했지만 찬성하였고 그렇게 그들과의 첫 만남을 가졌다.
그야말로 에이스들의 만남이었다.
저들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달갑지만은 않았을 것이 어느 쪽이던 한 번만 이기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생긴 것이라 마냥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었으리라 생각되었다.
이미 두 차례 큰 싸움을 한 이후 인지라 양쪽 모두 최고의 전력은 아니었고 그 사이 우리까지 끼 얼었으니 양쪽진영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욕지걸이를 하며 다시 한번 맞붙으려는 순간 우리가 끼어들며 이야기를 했다.
[어이~ 양아치들 오늘 양아치들 많이 모였네 빨간 양아치 파란 양아치 하하하] [저 것들은 또 뭐야?] [니들 나 알잖아! 몰라? 어이 항아리! 너 나 알지!] 내가 무리 중 한 명에게 먼저 시비를 걸어보았다. [프하하! 항아리레] [맞잖아! 항아리] [저 자식이...] 철길에서 만난 항아리 녀석이 다가오지도 못하고 멀리서 욕지걸이를 했다.
[병신세끼가 뭐레] 양쪽진영 모두의 시선을 받는 데 성공한 우리는 본론을 이야기하였다.
[양아치들 잘 들어라, 니들 앞으로 우리 눈치도 좀 봐야겠다. 우리 오늘부터 1일 이거든]
[무슨 개소리야?] [앞으로는 함부로 설치고 다니지 말라는 말이지 꼬우면 한번 해 보던가!]
항아리 무리에서 누군가 나와주길 바랐는데 오히려 화를 내며 달려드는 건 천지 쪽 아이들이었다.
[그래 어느 정도길레 그리 싹수가 없는지 한번 붙어보자]
얼굴이 넓적하고 조금은 뚱뚱하게 느껴지는 녀석이 앞으로 나왔다.
자세히 보니 상체가 유난히 커 보였다.
호기롭게 앞으로 나선 녀석을 상대하기 위해 내가 앞으로 나서려는데 기철이 자식이 팔을 잡아끌더니 조용히 한마디 하고는 앞으로 나아갔다.
[내가 시작해 보자 했으니 내가 먼저 나가는 게 맞아 내가 할게 넌 뒤로 빠져]
기철이는 늘 머리가 뾰족하게 서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밤톨 같다.
그리고 눈이 짝짝이라 한쪽눈만 보고 있으면 늘 졸린 듯 보였지만 다른 쪽 눈은 상당히 컸다.
화가 나거나 놀라면 큰 오른쪽 눈이 유난히 커진다.
기철이의 오른쪽 눈이 커지며 앞으로 나서자 면상 넓은 놈이 다가오며 거리가 좁혀지자 먼저 크게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나는 이미 녀석의 패배를 알고 있었다.
싸움이 벌어지면 지형과 주변상황을 먼저 파악해야 하는데 녀석은 그런 기본적인 조사도 없이 무턱대고 기철이에게 덤비고 있었다.
장소는 경사진 도로였는데 기철이가 위쪽에서 아래로 녀석은 아래쪽에서 내려오는 기철이에게 주먹질을 했던 것이다.
평지였으면 모를까 저런 경사진 곳에서는 위쪽에 위치한 사람이 훨씬 좋은 조건이 가진다.
반면 아래쪽에서 위쪽의 사람에게는 발길질 조차 하기 힘들다.
설령 발길질을 한다 해도 평소 2배 이상 거리며 파워가 줄어든다.
녀석은 그런 핸디캡도 계산하지 않고 호기롭게 덤볐던 것이다.
아마 기철이도 그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예상대로 기철이의 앞승이었다. 정확히 1 격에 나가떨어졌고 녀석들은 당황해하고 있었다.
우리는 서두르지 않았다. 오히려 조급 해진 건 저들이었기 때문이다.
기철이가 어깨에 힘을 잔뜩 싣고 고함을 내질렀다.
[다음! 다음은 누구야? 우리 빨리 끝내자 우리도 바쁜 사람들이야] 기철이의 도발에도 저들은 어느 누구도 나서질 않았다. [칫 재미없어]
기철이가 돌아왔고 우리는 마지막 인사를 한 후 현장을 벗어났다.
[우리 칠 인조라고 한다. 볼일 있으면 항아리에게 전해라 항아리야 앞으로 잘 부탁한다.]
등뒤로 항아리의 씩씩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집에 돌아온 나는 조금 전 일들을 생각하며 실없이 피시식 웃고 있었는데 실없이 실실 대는 나에게 [아들~ 뭐 좋은 일 있어?] 하시면 다가오셨다.
[아니요 그냥... 뭐 그런 거 있어요] 말끝을 흐리자 어깨를 툭 치시며 [당분간 너무 티 나게 좋아하지는 말아라] 하시며 다시 한번 어깨를 툭 치며 돌아가셨다.
아마 어머니는 여동생의 예상치 못한 돌발행동 때문에 머리가 아프신 듯 보였다.
그리고 ‘당분간’이라는 말씀으로 보아 조만간 어떤 행동을 하실 것이라는 암시를 주시는 듯했다.
둘 중 하나겠지 학교를 찾아가 사과하고 다시 학교로 돌려보내던지 아니면 동생의 뜻을 받아들이던지 그러면 어떤 선택을 하실까? 아니다 선택은 어머니의 몫이 아니다.
동생은 어떤 선택을 택할 것인가? 어머니도 나도 궁금했지만 애써 물어보려 하지 않았다.
분명 동생의 성격으로 보아 전자보다는 후자를 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왜냐하면 동생은 아버지를 꼭 빼닮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생각이 아니라 아버지와 동생의 성격을 잘 알고 계시는 어른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했다.
심지어 동생 본인조차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가끔 동생이 그런 자신이 싫다고 말한다.
너무 재미있는 것은 아버지는 싫은데 동생의 그런 모습은 딱히 나 빠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귀여워 보이기까지 했다.
커다란 아빠의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 꼬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옷을 입고 아빠흉내를 내고 있는 꼬마 여자아이의 모습 바로 그 모습 같아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그 시기엔 동생도 나도 방황하며 심적으로 불안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