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새싹 (봄)

태동

by 서기선

바람이 할퀴고 간 자리를
따스한 햇살이 어루만지면,
어디선가 초록의 숨결이 스며든다.


승냥이가 남긴 잔설 위로
새싹이 기지개를 켠다.
어린것이 성질도 급하지.
기다림도, 망설임도, 주저함도 없이
한순간을 피워낸다.


바람이 차갑다며 말리고,
흙이 아직 얼어 있다고 말려도,
초록의 속삭임이 기지개를 켜고 나와
앙칼진 울음을 터뜨린다.


그 울음에 움츠린 잎들이 들썩이고,
길가엔 발걸음이 머뭇거린다.
초록 물결이 번지는 곳마다
조용한 미소도 함께 흐른다.


새싹이 돋아난 자리마다
초록이 번지고,
또 다른 생명이 움튼다.

keyword
이전 22화2월을 보내며